클린턴 군통수권 자격시비 공방전-샬리카시빌리.헬름스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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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美공화당의 의회장악에 따라 차기 美상원외교위원장으로 내정된 제시 헬름스의원이 빌 클린턴대통령의 군통수권자로서의 자격문제를제기해 워싱턴정가에 격론이 일고 있다.
헬름스의원은 19일 CNN방송과의 대담에서『나 뿐만 아니라 미군내 어떤 인물도 클린턴대통령을 군통수권자로서의 최고지휘권을행사할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존 샬리카시빌리美합참의장은『클린턴대통령은 훌륭한 최고사령관』이라고 정면 반박하면서『미군 전체가 클린턴대통령에게 충성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헬름스의원의 클린턴 흠집내기는 다분히 의도적인 데가 있다.
그는 지난주 백악관에 보낸 공식서한을 통해 우루과이라운드 이행법안을 새 의회에서 청문회를 거쳐 표결에 부칠 것을 요구했으나 백악관은 이를 묵살하고 내달중 의회통과를 강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자 헬름스의원은 더 나아가 클린턴의 군통수권자로서의 자격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헬름스의원은 미군의 아이티상륙과 보스니아사태 未해결 등이 클린턴의 군통수권자 자격결여의 단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클린턴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귀임하기 전에 나온 헬름스의원의 공격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있다. 클린턴대통령은 귀로에 하와이에서 3일간 골프를 치면서 선거패배정국에 관한 호놀룰루구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20일워싱턴에 도착한 후 헬름스의원의 공세를 어떻게 격파할 것인가를첫 과제로 안게 됐다.
헬름스의원의 발언파문은 이미 민주당지지 언론의 대표격인 뉴욕타임스紙가 20일 헬름스의원을 맹렬히 공격하는 등 예상외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이 신문은 특히 헬름스의원을 「근시안적 정치인」이라고까지 혹평하며 클린턴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의 보수계언론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도 공화.민주간의 공방전 못지 않게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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