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고속망 철저한 민간기업 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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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국의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에는 정부보다 민간기업들이 더 앞장서고 있다.21세기에 펼쳐질 초고속정보통신망 관련 각종 상품의 개발과 시장기반을 지금부터 닦아 놓지 않으면 경쟁우위에 설수 없다는 판단에서다.이같은 미국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방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지역의 팰러앨토 소재 스마트 밸리社.
『휴렛팩커드.3COM.스탠퍼드大등 64개 기업.기관들이 회원으로 가입,이들이 내는 출연금으로 기술개발과 각종 초고속정보통신망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가고 있습니다.정부에서 직접 받는지원금은 없는 셈이지요.』해리 새얼 사장의 말이다.
그는 이 회사가 굳이 규모가 크거나 도심에 있어야될 필요가 없다며 한적한 교외 3층 건물의 사무실 하나를 빌려 겨우 직원8명이 일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일본의 초고속정보통신망 시범 사업단이나 60여명이나 되는 우리나라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기획단을 연상하는 韓.日 방문자들은 대개 규모에 의아해 한다는 것을 해리 새얼사장은 아는 듯 했다.그러나 이같은 규모에 도 불구하고이 회사의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과 활용을 위한 작업은 아주 활발하다. 93년3월 출범한 이 회사는 「배드거」(BADGER),인터네트 서비스중 하나인 「커머스네트」(Commerce NET)등 5개 대규모 프로젝트와 50여개의 소규모 프로젝트에 이미 착수하고 있다.
배드거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위성과 항공촬영으로 축적된 영상지도를 온라인으로 제공,교통체증.상권정보등을 제공하기 위한 계획. 커머스네트는 각종 실리콘밸리 전자업체들이 통합적으로 반도체 컴퓨터 부품,소프트웨어의 시세를 온라인화해 누구나 쉽게 받아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으로 지난 3월부터 시범서비스되고 있다. 이같은 활발한 활동은 미국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작업을 선도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모든 계획의 참여자들은 민간기업이나 학교등이다.실제 기술을 개발하거나 시험등을 하는 수백명의 기술진들은 모두 회원사에흩어져 있다.이들에 대한 연결고리역할과 관리만을 몇명 안되는 스마트 밸리 직원들이 하는 것이다.그래서 그 작 은 스마트 밸리 사무실은 더욱 커 보였다.
미국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주창,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앨고어 부통령은 스마트 밸리를 93년 9월과 올 1월 두차례나방문,격려와 함께 정부 차원의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역별로 기업들이 나서 추진하고 있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의 법적.제도적 지원을 하고 또 통신망의 상호연동에 문제가 없도록 표준화 활동등을 주로 한다』고 해리 새얼사장은 정부의 역할을 설명했다.모든 계획과 추진과정이 정부차원에 서 이뤄지고있는 우리 방식에 시사하는 바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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