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돈으로 정치후원금·떡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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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감사원은 권해옥(69.13,14대 국회의원)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이 회사 업무추진비 등을 빼내 국회의원들의 후원금 등으로 쓴 혐의를 잡고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 하반기 굿모닝시티 비리와 관련해 주공에 대한 특별감사를 하던 중 이런 사실을 들춰냈다.

權전사장은 굿모닝시티의 ㈜한양 인수 추진과정에서 윤창렬 전 굿모닝시티 회장에게서 편의제공 등의 대가로 5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權전사장은 주공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1년 5월 이후 2년여 동안 소속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원회 의원들의 후원회 때 회사 공금을 빼내 자신의 이름으로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백만원씩 후원금을 제공했다.

건교위 소속 의원 외에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명절 때 떡값 등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감사원은 2년여 동안 權전사장이 이런 식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제공한 돈이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공기업과 정치권에서는 감사원의 이번 고발조치를 신호탄으로 공기업 전체에 대한 특별감사로 확대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만한 사업추진 등을 위해 소속 상임위원들에게 후원금을 제공하는 것은 공기업 사회에서는 오랜 관행이기 때문이다.

국영기업 관계자는 "소속 상임위 국회의원들에게 회사 돈으로 후원금을 지원하지 않는 공기업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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