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FTA 담당직원' 크게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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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일본의 FTA 주무부처인 경제산업성은 16일 현재 5명으로 구성돼 있는 'FTA추진실'의 정원을 8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멕시코.필리핀.태국 등과의 FTA협상을 앞두고 종합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조치이긴 하지만 한꺼번에 특정 기구의 정원을 16배나 늘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적극적인 자세는 동시에 얼마나 FTA에 초조함을 느끼고 있는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 뉴라운드를 추진하기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간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중국 등 경쟁국들에 비해 일본은 FTA를 통한 무역 확대에 한참 뒤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말 멕시코와의 FTA협상 타결 직전 경제산업성과 농림수산성 간에 자중지란이 일어나 협상이 결렬된 뒤 일 정부 안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자칫 세계적인 흐름에 뒤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경제산업성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WTO 중시 정책에서 WTO와 FTA를 같은 비중으로 취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경제산업성 대신 바로 밑의 부(副)대신과 정무관 4명을 한국.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 등 국가별 담당으로 배치해 힘을 실어주고 지휘체계를 강화키로 했다. 한편 일 정부 내에선 경제산업성 외에 외무성.농림수산성도 최근 FTA 전담부서를 크게 강화하는 등 FTA의 조기 추진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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