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투자은행 메릴린치 CFO에 한국계 기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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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미국 메릴린치 본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수석부사장에 40대 초반의 한국계 인사가 임명됐다. 메릴린치는 3일(현지시간) 넬슨 채(42·사진) 뉴욕증권거래소(NYSE) 수석부사장을 CF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의 새 사령탑이 된 존 테인(52) 회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처음 내디딘 행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채 부사장은 테인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테인 회장이 자신의 최측근을 CFO로 전격 영입한 것은 메릴린치의 조직 쇄신에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정영원 국제부장은 “테인 회장이 NYSE 회장 시절 한국에 왔을 때 비서실장으로 한국계인 채 부사장을 중용했다고 밝힐 정도로 신뢰했다”고 말했다.

채 부사장은 2000~2005년 전자 증권거래 전문 기업인 아키펠라고의 CFO를 지냈다. 테인 회장은 2006년 1월 NYSE의 CFO를 맡으면서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아키펠라고를 합병했을 때 채 부사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 부사장은 아키펠라고 이전에는 의료 진단기기 생산업체인 데이드 베링의 경영개발 담당 수석부사장과 유니세프 기금 운영위원, 인도 증권거래소 이사 등을 역임했다.

미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이날 채 부사장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메릴린치 내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관한 조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채 부사장은 한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한국계 2세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펜실베이니아대(유펜)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이에 대해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관계자는 “새 CFO인 채 부사장이 한국계 미국인(Korean-American)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개인 신상에 관한 내용은 공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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