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치' 협상 성과 없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의 송환을 둘러싼 북한과 일본 정부 간의 협상이 성과없이 끝났다.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외무성 심의관 등 일본 대표단 5명은 4일간의 북한 일정을 마치고 14일 밤 귀국해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외상에게 "협상 결과 진전이 없으며 회담을 계속한다는 것만 합의했다"고 보고했다.

일본은 귀국한 납치 피해자 5명의 평양 잔류 가족 8명을 무조건 일본으로 돌려보낼 것을 요구했으나 강석주(姜錫柱)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일본에 있는 5명을 일단 북한으로 되돌려보내는 것이 우선"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대표단은 "납치문제를 해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구두 메시지도 북측에 전달했다.

그동안 일본 내에선 '비공식 루트를 통해 북한이 양보 의사를 밝혀왔고, 25일의 6자회담을 앞두고 있어 북한이 납치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많았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15일 "회담 실패로 대북 강경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부 간 협상 전망도 밝은 편이 아니다. 일본 대표단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북측에 "6자회담에서 계속 납치문제를 협의하자"고 했으나 북한은 6자회담에서 납치문제를 꺼내면 일본의 회담 참가를 거부할 것임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