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D-22] 요동·고비 4대 변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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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27일 막을 올렸다. 투표일까지는 22일이 남았다. 이 기간에도 대선 판세를 좌우할 서너 차례의 고비가 도사리고 있다. 12월을 격랑의 소용돌이로 몰아갈 대선 변수 4개를 차례대로 점검했다.

① 방송사 TV 토론=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MBC와 KBS가 12월 1~2일 이틀에 걸쳐 방영한다는 TV 토론에 불참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첫 토론회임에도 가지 않기로 한 것이다.

"검찰 발표(5일 예정) 전 토론회에 나가면 온통 BBK 공방으로 얼룩질 것"(박형준 대변인)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가 무소속 이회창 후보,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지지율 10% 이상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빅3' 합동토론회에 나오지 않을 경우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소극적인 선두 지키기 전략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이회창.정동영 두 후보 측은 "TV 토론에 나오지 않으려면 후보를 아예 사퇴하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② 5일, 김경준 기소=5일로 예정된 검찰의 BBK 수사 발표는 사실상 대선판을 가늠하는 마지막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경준씨의 주가조작에 동원된 BBK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후보냐 아니냐는 문제는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다. 이 사건이 이명박 후보 측의 주장대로 '헛방'으로 밝혀질 경우 이 후보의 독주 체제는 가속화할 것이다. 반대로 이명박 후보가 BBK에 연루됐다는 검찰 발표가 나올 경우 대선판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지난 8월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에 크게 앞서가던 이 후보의 지지율이 도곡동 땅과 관련된 검찰 발표 이후 급격히 꺾인 전례가 있다.

③ 1주일 전 여론 판세 영향=이번 대선에선 투표 일주일 전인 12월 1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있다. 투표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되는 여론조사는 '밴드왜건'(표 쏠림 현상)효과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1.2위 후보 간의 격차가 클 경우 여론조사는 대세론을 굳히며 사실상 당락을 결정하는 위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연구실장은 "일주일 전 여론조사 결과는 유권자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대세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후보 간 표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추세를 보일 경우 선거전은 급속히 과열.혼탁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불.탈법 시비로 이어지고 이때 새 변수로 비화할 수도 있다.

④ 후보 단일화 드라마 있나=2002년 12월 18일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던 정몽준 의원이 전격적으로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단일화를 선언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다. 이번 대선에서도 선거 막판까지 단일화 시도가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범여권은 "단일화가 마지막 희망"이라는 인식 아래 정동영.이인제.문국현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표를 집중시키려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에서는 이명박.이회창 두 후보 가운데 막판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로 단일화를 하라는 압력이 높아질 것 같다.

◆이회창 후보 기호 12번=25~26일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대선 후보는 모두 12명이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2번으로 확정됐다. 선거인 명부는 다음달 12일 확정되며 13~14일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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