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한국시리즈 短命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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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지금까지 12번 있었던 한국시리즈에서 단 4게임만에 끝난 단명국은 올해를 포함해 4번째.
87년 해태-삼성,90년 LG-삼성,91년 해태-빙그레전이 각각 4-0일방적으로 끝나버렸다.
87년 페넌트 레이스 전후기에서 모두 우승,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1차전 선발투수 김시진(金始眞)이 무너진 후 투수력의 절대적 열세로 해태에 연패 당하고 말았다.
90년에는 백인천(白仁天)감독이 이끄는 LG가 페넌트 레이스1위의 여세를 몰아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에서 연승행진을 벌이며 올라온 삼성을 스트레이트로 꺾어버렸다.
91년에는 선동열(宣銅烈), 김정수(金正洙)등의 막강 투수진을 앞세운 해태가 빙그레를 역시 4게임으로 셧 아웃시키고 적지에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정동진(丁東鎭)감독은 90년 삼성감독 시절 한국시리즈에서 LG에 4연패 당한후 계약기간도 다 못채우고 교체됐으나 4년후 같은 팀을 맞아 또 다시 4연패당하는 비운을 맞았다.丁감독은 한국시리즈 8전전패의 치욕을 안게 됐다.
특히 올해 한국시리즈는 태평양이 용병이나 작전에 난맥상을 보이며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역대 한국시리즈 중 가장 재미없다는오명(汚名)까지 뒤집어 쓰게 됐다.
한국보다 훨씬 긴 프로야구역사를 가진 일본은 44번 있었던 일본시리즈에서 4게임 승부는 단 3번.1903년부터 시작된 월드시리즈에서도 단명국은 15번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4승3패의 명승부는 일본시리즈 16번,월드 시리즈 32번인데 비해 한국은 84년 롯데-삼성전 단 한차례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양대리그제로 운영되는 미.일이 양 리그 우승팀의팽팽한 승부를 기대할 수 있는데 반해 단일리그제의 한국은 시즌중의 전력이 그대로 이어져 재미없는 한국시리즈를 펼쳤다는 것을뜻한다. 〈李炫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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