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땅키우기>포이동 현대 탑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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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당초 「빌라」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나무들이 잘 가꿔진 정원에 고급스럽고 품위있는 외관의 3층짜리 건물이 아주 자연스럽게 배치돼 있는 대형 평수의 공동주택 단지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서울 포이동242의1일대에 들어선 지하1층.지상8층 규모의 포이동 현대「탑 빌라」는 외관부터가 전통적인 빌라의 개념을깨뜨린 건축물이다.게다가 수요층도 부유층을 대상으로한 것이 아니라 중산층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좀처럼 보기드문 새 로운 타입의 건물로 꼽힌다.
80년대초 서울시의 구획정리사업에 따라 불하받은 80~90평규모로 구획된 4개 필지를 합쳐 총 3백52평의 대지위에 아파트 기능과 단독주택 분위기를 혼합한 빌라를 설계하게 된 것.
탑 빌라가 들어선 포이동 일대는 3~5층 규모의 점포주택에서부터 사무실.다세대.단독주택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서 다소 혼란스런 신시가지로 일컬어진다.
건축가 한재원(韓在源).최병일(崔秉日)씨 팀(한.공간환경 소장)은 이같은 난잡한 도시건축물과 대비되면서도 아직 남아있는 나대지의 새로운 개발을 촉진시킨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설계기법을도입한 설계작업을 무려 1년여동안 벌였다.
고심끝에 도출된 안(案)은 4개 필지를 합쳐 빌라風의 아파트를 세운다는 것이었다.
주변 1개 필지로는 채산성이 떨어지는 4~5층짜리 건물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
이에 따라 설계팀은 가구수를 분양가통제를 받지 않는 19가구로 설계했고, 최고급이 아닌 평당분양가 7백만원(평당 건축비 2백65만원 포함)규모의 중산층을 겨냥한 빌라형으로 건물을 세우게 된 것이다.
분양금액은 주변 다가구형태의 일반적인 공동주택 분양가가 평당5백만~6백만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비싼 편이지만, 내.외부 공간설계를 비교하면 실제 가치는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평형도 중산계층의 선호대상인 43평형( 전용면적 31평).55평형(전용 40평) 2가지 타입으로 구분, 분양도 순조롭게 끝났다.
〈崔永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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