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안전관리 구멍 뚫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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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강의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려있다.
21일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그 구조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한강은 최근 각종 차량들의 추락사고,자살 인원의 급증등으로 안전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그에대한 대비는 너무 허술하다.
한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는 해마다 크게 늘고있다.90년이후 한강에서 발견된 자살.실족.범죄유기 시체의 숫자는 8백11건.3일에 2명꼴이다.한강에서 추락하는 차량들은 지난해에는 9대,올해에는 성수대교 사고를 제외하고도 현재까지 6대로 거의 전원이 사망했다.
한강은 겉으론 잔잔하지만 물속은 30㎏ 정도의 장비를 멘 잠수부도 떠내려갈 정도로 유속이 빠르고 수온차가 심해 10분만 지나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가능성이 커 어떤 사고보다도 신속한 구조가 요망되는 곳이다.
그러나 총연장 36㎞의 서울시계내 한강을 관리하는 한강순찰대인원은 의경 8명을 포함, 모두 28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하루씩 교대근무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근무인원은 10여명 안팎인 셈이다.
한강순찰대는 86년 창설당시 경찰관이 37명이었지만 86아시안.88올림픽게임이후 계속 인원을 줄여 현재는 단 20명이 여의도.뚝섬.잠실.강나루등 4개 초소에서 각종 안전사고 대비.구호활동등을 펴고있다.
한강순찰대가 보유한 장비는 4명이 정원인 모터보트 8대에 10명을 태울수 있는 4t짜리 구조선 2대가 전부다.따라서 대형사고가 터졌을때 신속한 출동과 효과적인 구조작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강고수부지등과 다리에 고속도로.터널에 설치돼 있는 비상전화가 단 한대도 없어 정작 위급한 상황에선 연락이 안된다는점도 큰 허점이다.
사망 32명,부상 17명이라는 엄청난 참극을 빚은 성수대교 붕괴에서도 한강순찰대가 구조한 인원은 단 3명이었다.다리 상판과 함께 떨어졌던 베스타 승합차에 타고있던 의경들의 목숨을 건구조가 없었다면 희생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경 찰은 사고가 터진지 1시간이 지난뒤 한강관리사업소 바지선과 한강유람선 업체에 협조를 요청했고 해경특별구조단도 불렀다.그러나 사고를 당한시민들은 이미 익사한 뒤였다.
〈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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