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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전문화 바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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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기업들의 단기 해외연수 형태가 바뀌고 있다.전과는 달리 국제화.개방화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다.또 이것저것대충대충 보는 백화점식 견학에서 벗어나 관심깊은 한 업체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가 하면 연수분야도 공정이나 기 술.인사.노무관리.산업안전등으로 전문화하는 추세다.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전문업체들의 연수가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
이달 초 8일간 미국 미주리州 환경산업연수단(13명)에 끼었던 한대영(韓大永)동명캠프랜트사장은『미주리지역에 조성된 매립장안에는 파이프가 설치돼있어 쓰레기가 썩으면서 나오는 침출수(浸出水)와 가스를 끌어올려 분리처리하고 있기때문에 매립이 끝난 난지도의 침출수 고민과 같은 문제점을 처음부터 예방하고 있었다』고 말한다.대기오염방지시스템업을 경영하는 자신에게 무척 도움이 됐다는 것.그는 또 『쓰레기 매립장이 잘 정돈돼 있는 점이우리 현실과 너무 달라 큰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인다.
특히 시장개방을 코앞에 두고 있는 건설.유통업종의 경우는 해외건설현장이나 매장에 직접 나가 「몸으로」체험하는 연수에 치중하고 있다.
『주변 정리정돈은 물론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현장에 작업전용통로를 개설한 것은 배울만 하더군요.』 일본 규슈(九州)지역의 우수건설현장 답사반을 이끌고 최근 다녀온 우성건설 인사과 홍현표대리는 연수소감을 이렇게 밝힌다.
그는 또 공기(工期)를 맞추느라 정신이 없는 국내건설현장 관리기법에 손질할 부분이 많음을 절감했다고 말한다.
우성건설 답사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현지근로자들과 행동을 같이하며 세세한 작업과정에 묻어 있는 「작은 노하우」가 모여 건설현장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돌아왔다.
LG유통은 1년전부터 표준매장운영으로 유명한 간사이(關西)슈퍼에 연간 너댓차례씩 직무별 연수단을 보내고 있다.이 연수단은여러 직종의 직원을 섞지 않고 점장(店長).정육 및 청과코너담당등으로 나누어 코너별로 전문적인 매장관리기법을 익히고 있다.
『간사이슈퍼의 어느 체인을 가더라도 물품진열위치가 똑같은 것에 놀랐습니다.소비자들이 이사를 가더라도 그 곳의 이 슈퍼체인에 들르면 손쉽게 물건을 고를 수 있어 자연 고객들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회사 이시 주(李時柱)판촉기획팀 대리의 연수소감.그는 지난 5월 간사이슈퍼의 체인점을 돌며 매장 통일성을 구축한 것과 오후 늦게 떨이판매를 알리는 구매시점광고 쪽지까지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만들어 체인점에 돌리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떡이지 않을 수 없었다.
능률협회 박상득(朴相得)선임연구원은 『최근들어 공개모집을 통해 해외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업체도 늘고 있지만 기업들이 꼭필요한 노무관리.산업안전관리.리엔지니어링등에 맞는 파트너를 찾아달라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며 개방화에 따라 전문분야의 선진경영기법을 배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포철.금성일렉트론등은 올들어 단기연수외에 각각 5~8주.3개월의 해외 연수과정을 별도로 만들어 어학.비교문화연구.초우량기업 벤치마케팅기법등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
특히 포철은 지난 6월부터 전체임원의 80%인 26명을 하와이 경영교육기관인 IMPAC에 보내 임원들을 국제화시키고 있다. 이 연수를 받고 돌아온 김용운(金容雲)전무는 『업무에만 얽매이다 외국에서 새로운 지식을 쌓고 보니 자기계발은 물론 국제화시대에 대비해 시야를 넓히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高允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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