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공포 신드롬] "언론서 집중보도로 공포감 과장된 측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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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죄가 큰 사회 문제임에는 틀림없지만 요즘 일반인 사이에 퍼지고 있는 공포감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각종 범죄가 다소 늘었다고는 하지만 '신드롬'이 벌어질 만큼은 아니라는 게 한남대 이창무(李昌茂.여성경찰행정학과)교수의 진단이다.

李교수는 공포감을 실제보다 확산시키는 요인을 미디어에서 찾는다. 그는 "언론은 특이한 사건이 발생하면 과거 사례까지 모아 속보 경쟁을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일반인은 갑자기 흉악범죄가 날뛰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고 분석했다. 기존 신문.방송 이외에 인터넷.무가지 등 각종 형태의 미디어가 많아지면서 범죄 정보가 '과잉'으로 생산.유통되고 있는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경제 발전에 따라 안전 욕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의 경우 지난 10년간 인터넷사업 다음으로 보안산업이 가장 크게 성장했다.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안전하게 살려는 욕구가 강해질수록 공포감은 커지게 마련이다."

李교수는 두 가지 대책을 제안했다. 우선 검찰과 경찰이 흉악범죄에 강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줘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언론이 지나치게 자세하게 범죄 수법을 소개하는 등의 선정적인 보도를 자제해야 실제 이상의 공포감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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