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특목고 2008학년도 입시 들여다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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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시에서는 부산외고와 해운대고의 경쟁이 치열했다. 부산지역에서도 특목고를 지원하는 학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9학년도에는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 같다. 부산외고는 논리창의력이 상당히 어려웠다. 해운대고는 영어적성검사가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부산국제외고는 영어시험의 난이도가 높았다. 부일외고는 영어우수자전형의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논리 창의력 변별력 강화

■부산외고= 일반전형은 256명 모집에 1200여 명이 응시해 4.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합격선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영어가 35점 선, 논리창의력이 25점 선으로, 합격선은 100점 만점에 60점이 조금 넘었다. 올해엔 영어가 45점 선, 논리창의력은 30점 선이었다. 올해 처음 실시된 언어는 평균이 12점 정도였고, 변별력은 높지 않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특별전형에서는 논리창의력이 예상외로 상당히 어려웠다. 반면 일반전형에서는 영어가 특별전형보다 어렵게 출제돼 응시생이 어려움을 겪었다.
특별전형의 학교장추천자전형에서는 합격자 평균 내신이 4.5% 정도였다. 교과우수자전형은 합격자 평균 내신이 6.4% 정도였다. 학교장추천자전형과 교과우수자전형의 합격선은 큰 차이가 없었다. 전공별 합격선도 마찬가지였다.
영어우수자전형에서는 합격선이 평균 10% 이상 상승했다. 영어성적으로 TEPS 성적을 낸 학생은 79명으로 이 중 15명이 합격했다. TOEIC 성적을 낸 75명 중에선 12명이 합격했다. 토플 성적을 제출한 학생은 17명으로 이 중 10명이 합격했다.

부산외고는 올해까지 TOEIC·토플·TEPS 성적을 모두 받았다. 하지만 2009학년도부터는 토플이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2009학년도 입시를 목표로 하는 학생은 신중하게 영어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영어·논리창의력의 문제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해운대고는 영어가 더 어려워진 반면 수학구술평가는 다소 쉬워진 반면 부산외고는 전체적으로 영어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논리창의력은 상당히 어려워졌다. 두 학교의 입시 난이도가 비슷해졌다고 볼 수 있다.

내신·영어·수학 골고루 잘해야

■해운대고= 자립형사립고인 해운대고는 180명 모집에 752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4.18대 1로 지난해(1.76대 1)보다 크게 높아졌다. 부산외고와 함께 올해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지난해와 달리 학교별 합격생이 분산됐다. 이전에는 해운대지역 중학교의 합격생이 많았다. 학교 관계자는 “부산 전역에서 해운대고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영어적성검사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어려웠다. 심층면접(수리심화)은 평이했다. 영어가산점(TEPS나 토플 성적)을 준비하지 않고 영어적성검사만 치른 학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심층면접은 다소 평이한 6문제(각 10점)이 출제됐다.
심층면접에서 1문제라도 틀린 학생은 영어·내신성적이 특별히 뛰어나지 않은 이상 합격이 쉽지 않았다. ‘영어보다는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이 지원하는 학교’라는 인식에 다소 변화가 올 것 같다.

올해 해운대고 입시의 특징은 내신·영어·수학을 고루 잘하지 않으면 합격이 어려웠다. 2009학년도에는 영어가산점에서 만점에 가까운 학생이 대거 나올 전망이다. 이 점을 예상해 학교 측이 영어가산점의 기준점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2009학년도에 해운대고를 목표로 하는 학생은 영어·수학을 균형있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해운대고에 합격하려면 최소 중2학년 때부터 TEPS나 토플을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영어 까다롭게 출제

■부산국제외고= 부산국제외고의 올해 평균 경쟁률은 2.89대 1을 보였다. 합격생 중 절반 이상이 타지역 출신이었다.
일반전형은 4.4대 1로 경쟁이 아주 치열했다. 적성검사에서 100점 만점에 60점을 차지하는 영어가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다. 영어는 부산외고·부산국제외고·부일외고 등 3개 외고가 공동출제했다. 논리창의력(40점)은 경시대회에 비해 다소 쉽게 출제됐다.
특히 영어시험은 상당수 학생이 시간 부족을 겪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다. 특별전형 영어우수자전형 합격생의 하한선이 TOEIC 700점, TEPS 625점, IBT토플 71점으로 크게 올랐다. 이 점은 올해 부산지역 특목고 입시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2009학년도부터 특별전형에도 적성검사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익 790점이 하한선

■부일외고= 부일외고의 올해 특별전형(160명 선발) 평균 경쟁률은 2.4대 1이었다. 지난해 1.4대 1보다 높았다. 내신우수자는 2.1대 1, 외국어우수자는 1.2대 1, 영어우수자는 3대 1, 학교장추천자는 4.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영어우수자의 TOEIC점수 하한선이 790점, JPT가 700점에 이를 정도로 어학 실력이 좋은 학생이 많았다. 합격선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내신성적을 보면 지난해 13% 정도가 합격 가능권이었으나, 올해는 10% 안에 들지 않으면 합격이 어려웠다.
일반전형(120명 선발)의 경쟁률은 1.9대 1이었다. 700점 만점에 합격선은 630점 정도였다. 부일외고는 2009학년도부터 적성검사의 변별력을 높일 예정이다. 내신의 실질 영향력이 낮아지는 셈이다.

프리미엄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도움말=김기현 박정어학원·힘수학 연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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