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분 불만서 비롯된 自爆-슬롯머신업소 상납 왜 터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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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현직 검찰청 과장을 비롯,경찰관 5명등 9명이 구속돼 엄청난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인천오림포스호텔 슬롯머신업소의 뇌물상납사건을 폭로하게 된 배경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조사결과 뇌물상납 사실을 폭로한 이 업소 前전무김창한(金昌漢.47.구속)씨와 대표 김동호(金東昊.43.구속)씨간 지분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그 배경이 되고 있다.
金前전무는 某지방방송국 사무직과 나이트클럽 경리상무를 거쳐 지난 91년 자신의 삼촌인 孫모(60)씨의 소개로 슬롯머신업소경영에 참여한 인물.
당시 金대표는 3억원을 투자해 이전까지 최대지분을 갖고 있던李모씨의 지분을 金대표와 함께 인수해 자신이 30%,金대표가 55%를 갖고 나머지 15%는 다른 종업원 지분으로 배분해 업소운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91년8월 金대표를 신뢰하지 못했던 金前전무는 金대표의 양해를 얻어 자신이 직접 경영권을 관장,장부도 챙기고 배당금 이외에 월 2백만원의 월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金前전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사후책으로 그날 그날의 장부를 여직원을 시켜 자신의 비밀장부에 기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슬롯머신업계의 대부로 알려진 정덕진(鄭德珍)씨의 고액뇌물상납 사건이 터지면서 경영수지가 급격히 악화되고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문을 닫는 사태까지 빚어지자 두사람 사이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金前전무는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면서 자신의 투자지분등 모두 4억원을 지급할 것을 金대표에게 요구했다는것.
그러나 金대표는『그동안 가져간 배당금이 투자지분보다 많다.영업이나 재개되면 그때가서 보자』며 이를 거절하자 둘 사이의 갈등은 깊어져간 것으로 주변사람들은 보고 있다.
이때부터 金前전무와 金대표의 관계는 결정적으로 파탄에 이르고金前전무는 지난해 7월 급기야 金대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었다.
金前전무는 최근 某방송사 기자를 찾아가 검찰.경찰.세무서 직원등에게 돈을 건네준 내용등을 기재한 비밀장부를 넘기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됐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한편 金대표는 지난 15일 대검에 들어가기 전에『金前전무도 관계자 20여명에 대해 뇌물과 향응공세를 편 구체적인 사실을 알고 있다』며金前전무가 로비한 부분을 폭로할 뜻을 비춰 앞으로 사건전개가 관심을 끌고있다.
[仁川=鄭泳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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