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뿌리내리기>1.美 미네소타洲 봉사학습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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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근 지존파,택시기사 온보현,인천 북구청 탈세사건등 잔인하고파렴치한 대형 범죄가 연이어 발생해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이들사건을 보며 우리는 우리사회가 얼마나 물질만능으로 흘러왔는가를심각히 반성하기도 했다.물질만능의 사회병리를 치료하는 한 방안이 본사가 펼치고 있는「자원봉사」의 빠른 정착이다.이번 정기국회에선「자원봉사진흥법」이 통과될 전망이다.이 법안의 심의와 때를 같이해「자원봉사」의 조기 정착을 위한 선진국 사례들을 살펴보며 우리의 과제를 조명해 본다 .
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市에 있는 린데일 국민학교 서머스쿨. 『어제 동네 장애인 시설에 나가 도와드렸어요.휠체어를 밀어드리고 말벗도 되며 시간을 보냈는데 많은 것을 느꼈어요.불우한장애인들에 대해 정부가 좀 더 도와주어야 할 것 같고….제 자신은 또 무척 행복한 사람임을 느꼈어요.』 한 클라스,6명이 모인 그룹토의에서 조그만 흑인 여학생이 어제 겪었던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자 함께 자리한 고등학생 언니가 빙그레 웃으며 얘기를 도운다.각 그룹 6명씩 모두 4개조로 구성된 이 그룹토의 클라스에는 또 2명의 남녀 대 학생이 선생님과 함께 그룹을 돌며 토론 진행을 돕는다.
미국에서 공립학교 서머스쿨 프로그램중 가장 독특하게 각광받고있는 미네소타「워크 어바우트」(Walk About)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88년부터 시범적으로 시작돼 89년 관계법 통과로 모든 주(州)에 확산된 이 프로그램 을 위해 州당국은 해마다 1백만달러씩을 쓰고 있다.
이「워크 어바우트」프로그램은 지난 4~5년사이 미국정부의 공립학교 교육개선 노력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대표적 학교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다.
미국정부는 부시 행정부 시절인 1990년 국민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고취시키기 위해 기존의 노력들을 통합.확대 시키는「전국지역사회 봉사법」을 통과시켰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이웃과 지역사회를 돕는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할까.특히 그 학생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어떻게 학교 커리큘럼과 통합시킬 수 있을까.이때 등장한 새 단어가「봉사학습」(Service Learning)-.다시말 해 지역사회에나가 자원봉사를 하는 것을 배움(Learning)의 일부로 본다는 것이다.그리고 그 자원봉사를 학생들의 임의활동에만 맡기는것이 아니라 학교가 보다 조직적으로 개입한다는 개념이다.
이 봉사학습의 개념은 오늘날 미국에선 거의 모든 州에 확산돼공립학교들에서 시행되고 있다.특히 클린턴 정부가 들어서 법 개정을 하고 지원폭을 늘리면서 그 프로그램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봉사학습」의 특징은 지역사회 자원봉사와 클라스 토의의 순환성에 있다.다시말해 학생들로 하여금 지역사회에 나가 자원봉사를 하게 하고 그 경험을 교실에서 토의토록 한뒤 다시 봉사활동을 조정,개선토록 한다는 것이다.
미네소타「워크 어바우트」프로그램은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형태다.즉 국민학생과 고교.대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다.서머스쿨 기간중 한명의 고교생이 유치원부터 국민학교 5학년 학생 6명을 맡고 이 그룹 2개조를 한 대학생이맡는다.한 국민학교 선생님밑에 2명의 대학생,4명의 고교생,24명의 유치원및 국민학생들이 피라미드식으로 조직돼 봉사학습을 펼치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초.중등 교육은 이 봉사학습 개념의 확산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학생들로 하여금 지역사회에 나가 교실에서 배운 것을 직접 실습케 하고 자원봉사를 하게 해 고운 심성을 길러주는「현장-인성(人性)교육」의 본격적인 제도화에 착수한 것이다.그리고 그 현장-인성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되는 것이 좋다는 믿음아래 아예유치원에서부터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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