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시장 문화공간 재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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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그리고 문화까지 즐겨보이소.”

자갈치시장이 품격있는 문화공간과 역사전시실, 콘서트장을 품은 ‘오감(五感) 만족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부산시시설관리공단은 20일 “지난해 12월 현대식 건물로 새 단장하고 최근 일반상가 임대를 마친 자갈치시장에 ‘자갈치 갤러리’와 기업홍보관, 이용객 휴게시설, 자갈치 역사관, 수변공원 콘서트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갈치 갤러리.

자갈치 아지매가 그 자리에서 회를 떠주는 1, 2층 수산물센터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로 3층에 올라선 이용객은 은은한 조명과 클래식 선율을 배경으로 한 240㎡ 규모의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갤러리에서는 지난달 12일 개장 기념으로 종합예술가 ‘데이드림’의 ‘내 집엔 복이 있다’의 작품 전시회 겸 악기 연주회가 열렸으며 17일부터 이달 말까지 서예가 진공재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연말까지 천상병 시인 시화전을 비롯한 유명 작가의 유화전, 사진전 등이 기획돼 있다.

이곳을 찾은 한 시민은 “가족과 회를 먹으러 왔는데 서예전까지 감상할 수 있어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자갈치 갤러리는 유명 작가 뿐 아니라 동호회와 개인에게도 문을 열어 부산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하고 찾아올 수 있다.

갤러리 옆에는 시설관리공단이 유치한 ‘청산에식품’ 기업홍보관과 카페, 편의점, 바가 입점해 있다. 다음달엔 ‘자갈치 야시장’이 3층에서 개장 예정이다. 이 곳에서는 곱창요리, 장어 구이, 초밥, 돼지족발 등을 안주 삼아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실 수 있다. 7층에는 자갈치시장의 자료와 사진을 전시하는 ‘자갈치 역사관’이 들어서며 자갈치 건물과 바다 사이에 지어진 수변공원에서는 휴일마다 주민 노래자랑, 인기가수 공연이 열린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수산물 상점과 횟집이 몰려있는 단순한 시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끔한 문화공간을 갖춘 도심 속 명소로 발전시키고자 공간 활용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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