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돈없어 외국특허 못낸다-국회遞科委 국정감사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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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국제특허전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표적 출연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예산부족으로 출원조차못하는 특허가 연간 수십건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2일 KIST가 국회 체과위 이재명(李在明)의원에게 보고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KIST 특허심의위를 통과한 연구성과물이 연간 1백여건에 달하고 있으나,예산의 절대부족으로 이중 40% 정도가 외국특허 출원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특허의 경우 건당 출원료가 5백만~6백만원에 이르는데,KIST의 경우 만성적 예산부족으로 올 8월말 현재 특허 출원후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액수만도 4억7천만여원에 이르는 실정이며올해 말까지 약 6억8천만원으로 출원료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따라 KIST는 연구성과물중 출원이 시급하지 않은 과제들에 대해 외국출원을 자제하고 있으며,국내출원을 우선해 시간을 벌고 있는 형편이다.현행 특허법에 따르면 국내 출원이 이뤄졌을경우 당장 외국출원을 하지 않더라도 1년정도는 그 유효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허출원 예산의 부족은 KIST뿐만 아니라 과기처 산하 출연연구소의 대부분이 겪고 있는 어려움으로,이들은 그간 연구비와 로열티의 일부를 쪼개 특허출원료로 충당하는 등 출원.등록예산을자체적으로 확보해 왔다.현재 과기처 산하 출연연 구소중 특허를가장 많이 출원하는 곳은 KIST로 연간 1백여건을 넘고 있으며,다음이 화학연구소로 두 연구소가 출연硏 전체 특허 출원건수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과기처는 그간 연구소의 특허 출원을 적극 장려한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해 왔으나 특허예산 부족문제가 심각해지자 부랴부랴 특허예산을 따로 짜는 등 늑장 대응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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