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박스'도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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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에 딸려 있는 서류에는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43.미국 변호사)이 발송자로, 발송 날짜는 13일로 적혀 있었다. 발송지 주소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에리카 김의 사무실 주소였으며, 내용물 종류는 'Document(문서)'라고 씌어 있었다. 무게는 10.43㎏이었다. 이 소포는 박 변호사 사무실의 여직원이 받았다.

한 시간 뒤인 오후 1시20분쯤 박 변호사의 사무실로 김씨의 부인 이보라씨가 보낸 서류 봉투도 도착했다. 미국의 항공 특송 업체인 페덱스(FedEx)사를 통해 배달된 이 봉투의 두께는 0.5㎝가량이었다. 발송일은 에리카 김이 보낸 박스와 같은 날인 13일이었다.

박 변호사 사무실 관계자는 "우편물의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검찰 주변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BBK 운영에 관여했음을 보여 주는 서류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는 8월 미국에서 "(이 후보가 공동대표였던)LKe뱅크 뿐만 아니라 BBK투자자문도 100% 이명박 후보의 것이었다"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문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세경 한나라당 법률지원단장은 "소포에 든 서류는 김씨가 운영했던 회사의 일반적인 자료에 불과할 것"이라며 "중요한 증거자료라면 이제 와서 소포로 보냈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김씨 측이 이들 자료를 제출할 경우 대검찰청 과학수사과 문서감정실을 통해 조작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상언.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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