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 혈액도핑 곧 색출가능-버클랜드박사 내한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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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그동안 심증은 있되 물증이 없어 의혹의 대상만 돼온 운동선수들의 「혈액도핑」행위가 최근 잇따른 색출방법의 등장으로 조만간그 실체가 나타날 전망이다.
한국생화학회 주최로 지난8일 열린 「추계 학술대회」에서 노르웨이 호르몬연구소 수석연구원 버클랜드박사(37)는 「스포츠경기의 혈액도핑과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의 오용」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최근들어 혈액분류체계방법과 유전공학을 이용해 혈액도핑의 확인이 어느정도 가능해져 조만간 주요경기에서 시험적용될전망』이라고 밝혔다.
혈액도핑이란 운동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경기전에 피를 수혈받거나 적혈구를 늘려주는 EPO와 같은 호르몬제제를 복용,증가된 헤모글로빈을 통해 근육에 산소공급을 늘리는 방법인데 주로 장거리육상.사이클등 지구력이 필요한 경기에 사 용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방법은 스테로이드제제등 약물도핑방법과는 달리 소변검사등 기존의 방법으로는 도핑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혈액도핑」은 그동안 올림픽은 물론 이번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검사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그러나 버클랜드박사는 『그동안 혈액분류체계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이뤄져 이제는 자신의 피는 몰라도 최소한 남의 피를 경기전에 수혈하는 것은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그는 또 『 EPO의 경우도 신체내 신장에서 생성된 것과 인위적으로 생산된 것 사이에는 구조상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경기직후 24시간이내에 샘플을 채취,전하량의 차이를 이용해 분리한 뒤 면역체계에 대한 거부반응을 살피면 외부투입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朱宰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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