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경차 역시 온갖 맵시를 뽐낸다. 벤츠의 경차 브랜드인 스마트의 경우 2, 4인용 차는 물론 쿠페와 오픈카도 있다. 푸조 ‘107’, 시트로앵 ‘C1’ 등은 도요타 ‘아이고’와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내부 공간과 겉 모양을 바꿔 유럽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실용성에다 맵시까지=일본에서 인기 있는 왜건R·무브 등은 폭이 좁고 길이도 짧다. 하지만 차체가 높고 탑승 공간에서 짐칸까지의 모양이 상자를 연상케 하는‘박스 카’다. 특히 운전자가 조수석 쪽으로도 내릴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어 좁은 공간에 주차할 때도 오르내리는 데 불편함이 없다.
경차에는 ‘싸고 경제적인 차’만 있는 게 아니다. 대우자동차판매가 내년에 국내 판매를 검토하고 있는 미쓰비시 ‘i’는 지난해 ‘일본 굿 디자인상’을 받았다. 각 분야의 2000여 경쟁자를 물리치고 경차 최초로 받은 상이다. 마티즈보다 폭이 2㎝ 좁지만 65마력까지 낼 수 있어 힘은 더 세다. 지난해 일본에서 3만6000대가 판매됐고 가격은 약 850만원부터다.
◆개성적인 생활의 도구=경차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서울 마포에 직장이 있는 한민규(29)씨는 9월 인터넷을 통해 2001년식 2인승 스마트를 샀다. “교통비를 줄이기 위해 경차를 찾다 이왕이면 독특하고 브랜드도 좋은 차를 골랐다”고 한다. 스마트는 국내에 공식 판매되지 않지만 비공식 수입업자 등을 통해 250대 정도가 들어왔다. “2인승이지만 미혼이어서 공간 걱정을 안 하고 좁은 골목길도 잘 다닐 수 있어 좋다”고 한씨는 말했다.
스마트는 199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처음 소개됐다. 벤츠가 스위스의 시계 메이커 스와치와 함께 젊은이들이 패션시계를 차듯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차를 만들어 보자는 의도에서 개발했다. 엔진을 좌석 뒤에 놓고 앞쪽에 충격 흡수를 위한 특수 장치를 하는 등 안전에 신경을 썼다.
다이하쓰의 ‘코펜’은 배기량이 0.66L도 안 되지만 스포츠카로 통한다. 전동식 하이드톱이 장착돼 20초 만에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후드 등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시속 169㎞까지 달릴 수 있다. 스즈키는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경차인 ‘트윈’을 개발하기도 했다.
GM대우가 2009년에 생산할 ‘비트’는 큼직한 라디에이터그릴 범퍼 때문에 저돌적인 인상이다. 먹이를 앞에 둔 맹수의 입 모양을 연상케 해 혈기왕성한 젊은이의 이미지와 어울린다는 평이다.
문병주 기자
[J-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