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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녹는 북극에 환경·자원 전쟁 미국은 힐러리 시대, 푸틴도 건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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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008년에는 북극이 북적거릴 전망이다. '세계 극지의 해'로 지정돼 60여 개국이 참여하는 200건 이상의 연구 프로젝트가 북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과학자가 북극에서 각종 연구활동을 벌이게 된다.

15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2008년 세계 대전망(The World in 2008)' 보고서는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북극을 주목했다.

◆환경문제가 최대 이슈=실제로 북극 빙산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푸른 바다 위에 떠있는 조그만 얼음조각 위에 고립된 북극곰 사진은 이러한 북극의 중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아이콘이 돼버렸다. 1987년엔 북극해의 750만㎢가 얼음으로 덮였으나 올해는 410만㎢로 줄었다. 이 속도라면 2040년 여름에는 북극에서 얼음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권을 지나는 새 항로 개통이 가능하게 됐지만, 이는 전 지구적인 재앙의 전조나 마찬가지다.

북극해 아래 묻혀 있는 석유.가스.다이아몬드 등 천연자원을 찾으려는 지질학자들도 대거 몰려들 전망이다. 보물을 쟁취하기 위한 러시아.캐나다.덴마크.노르웨이.미국 등 북극 주변 강대국들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이미 러시아는 북극점 밑에 티타늄으로 만든 자국기를 꽂아 놓았다.

◆중국의 강세와 푸틴의 권력 유지=환경문제 이외에 두 개의 큰 이벤트가 2008년의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베이징 올림픽이 그것이다.

내년 초 싸움이 시작되는 미국 대선에선 민주당이 승리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대권을 쥐게 될 전망이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1위를 할 뿐 아니라 세계 정치.경제 무대에서 미국과 함께 양대 거인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대선과 총선을 치르는 러시아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가중될 전망이다. 선거 결과와는 상관없이 권력은 여전히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이 쥐고 있을 것이다. 푸틴은 3선 출마 금지 조항으로 대통령 선거에는 나갈 수 없지만, 두 가지 방법으로 권력 유지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는 실세 총리로서 러시아를 지배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충복인 빅토르 주고프를 차기 대통령 자리에 잠깐 앉혔다가 자신이 대통령 직에 복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자칫 국민의 반감을 부를지도 모른다.

◆미국엔 골치 아픈 한 해=세계 경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휘청거리는 미국에 더 이상 의존할 수 없게 된다. 미국이 불황을 피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동안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 산업국들이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해 나갈 전망이다.

이라크 사태에 이어 미국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선 미국이 강공법으로 대처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독립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대만에 강경 대처 방침을 꾸준히 밝히고 있으나, 올림픽 개최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직접적인 충돌은 피할 가능성이 크다.

◆국경 넘나드는 이동 활발=전 세계적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이동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경제적.정치적 이유로 각국 간 이민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과거 휴가철이면 해외 관광을 즐겼던 미국인들은 약한 달러의 그늘 때문에 국내에 머물러 있어야 할 공산이 크다.

박경덕 기자

◆이코노미스트 세계 대전망=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발간하는 특별 보고서. 전 세계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이 다음 해에 전개될 정치.경제.사회의 전체 모습을 개관하고 핵심 이슈들을 전망한다. 지난해는 토니 블레어 총리와 자크 시라크 총리의 퇴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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