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8강전 하이라이트>
○·한상훈 초단 ●·박영훈 9단
장면도(52~61)=52, 55로 안정하자 박영훈 9단은 즉각 55로 막아간다. 흑▲때부터 노리던 곳. 여기에서 57을 하나 선수해 두고 59, 61로 백을 절단해 간 대목은 정교하면서도 힘찬 일류 싸움꾼의 기술을 압축해 보여준다.
57 없이 ‘참고도1’처럼 두었다가는 백2의 축으로 망해 버린다. 57은 말하자면 축머리인 것이다. 하지만 굳이 축머리를 둘 필요가 있을까. ‘참고도2’처럼 흑3을 선수하면 되지 않을까. 그건 안 된다. 백4, 6으로 1선을 타고 넘어가면 흑은 소득도 없이 백의 엷은 곳만 보강시켜준 죄를 면할 길이 없다.
61까지 작은 펀치가 오간 것 같지만 사실 여기까지는 준비 동작이다. 피 튀기는 대전투는 이제부터인데 한상훈 초단이 이 코스를 마다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 역시 한판 붙겠다는 각오가 굳건함을 알 수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