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취재' 한국 기자 LA공항에 수십 명 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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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전 BBK 대표의 한국 송환이 임박한 가운데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에서 한국 취재진이 김씨를 기다리고 있다. [LA=연합뉴스]

김경준(41)씨의 국내 송환이 임박해진 1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 직원들은 외부인과의 접촉을 끊고 '입단속'에 들어갔다.

미국 법무부도 "김씨 일에 대해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김씨 신병 인도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LA 공항에서는 연일 30여 명의 한국 취재진이 김씨의 이름이 한국 국적기의 탑승객 명단에 올랐는지, 출발 항공기에 김씨가 탑승했는지를 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김씨는 LA에서 15일 오전 11시5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기에 탑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항공기는 16일 오후 5시20분(한국시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LA 공항에서는 통상 하루 네 편의 국적기가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호송팀이 김씨의 언론 노출을 피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나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김씨의 신병을 인수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두 도시는 LA에서 가장 가까우며 한국으로 직항하는 국적기의 노선이 있는 곳이다.

또 호송팀이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LA 공항에서 출발하되 일본을 경유해 귀국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한국의 한 검찰 관계자는 "LA에서 바로 들어온다고만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일본을 경유해 송환할 경우 언론이 출발 시점을 확인하기 어렵게 된다.

이와 관련, 워싱턴DC의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취재진이 김씨와 같은 비행기를 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한국 법무부에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놓았다"고 전했다.

한편 김경준씨의 어머니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내 아들을 국제 사기꾼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함부로 얘기하는 게 아니다"며 "이 후보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내 아들은 이 후보를 믿고 따랐다"며 "한국에 갔을 때 우리 가족을 식사 자리까지 초대해 놓고 이제 와서 그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식사 자리에는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은 없었으며 아들 김씨, 남편과 함께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사를 함께한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내 아들은 순진하고 악의가 없는 아이"라며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LA=김승현.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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