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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94슈퍼모델 주정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지난 23일 열린 SBS주최 한국슈퍼모델대회에서 슈퍼모델(1위)로 낙점된 주정은(朱貞銀.1m77㎝)양은 76년 태어난 경기여고 3년생.올해 미스코리아 진 한성주양이 고려대에 재학중인 점에 빗대 『전통있는 명문교출신이 미인대회를 휩쓴다』 는 속설을 낳게 한 장본인이다.
朱양은 그 흔한 CF모델경험 하나 없이 그야말로 학교만 다니다 나와 커다란 영예를 안았다.쳐다보지도 않고 데려간다는 딸 셋 집안의 막내인 그녀가 슈퍼모델에 당선된 것은 순전히 그녀의두 언니 때문.
평소 TV광에다 연예계 박사인 두 언니가 『너도 홍진경(고교2년 슈퍼모델)처럼 슈퍼모델이나 한번 돼보라』고 꼬득이는 바람에 등떼밀려 나오게 됐단다.예선접수마감인 6월30일 오후6시를넘긴 7시에야 언니들이 허둥지둥 사진과 원서를 접수시켜 결국 꼴찌접수자가 1등을 차지한 셈이 됐다.
『모델경험이 전무하고 나이도 어린데다 예선통과 성적순위가 저조해 1등은 꿈도 꾸지 않았어요.』 1천여명의 지원자중 33명의 본선진출자가 가려질 때만 해도 하위권이던 그녀의 가능성이 발견된 것은 2개월에 걸친 합숙기간중.평소 한국무용이 전공인 탓에 이상한 팔자걸음을 걸어 스태프들에게 혼쭐나기 일쑤였던 그녀는 대회당일 워킹연습 때는 유일하게 지적 받지 않을 정도로 빠른 성장속도를 보였다.특히 『쌍꺼풀도 없고 콧날도 오똑하지 않지만 출전자중 흔치않은 신선하고 자연스런 용모가 친근감을 주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
***무용과 지망 “철부지” 여고생 朱양은 국교 1년때부터 전공하기 시작한 한국무용이 수준급으로 현재 「태평무」무형문화재전수자로부터 대물림을 받고 있다.대학에서도 무용을 전공할 朱양은 여대 무용과에 진학하라는 가족들의 바람에 『집에 오면 전부여자만 있는 게 싫었 는데…』라며 남녀공학에 진학하고 싶단다.
「8학군」학교인 경기여고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朱양은 「새벽 6시40분 등교,밤11시 귀가」의 고3생활중에도전람회.박상민의 음악을 좋아하고 공지영의 소설을 즐겨읽는 그나이 또래의 신세대다.
『1등만 하면 언니들이 예쁘고 비싼 옷과 구피반지 세트를 사주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응석을 부리자 두 언니들의 말이 재미있다.『어이구,저 철없는 앨 누가 슈퍼모델이라고….』 글:崔 勳기자 사진:朱基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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