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유럽 LCD TV 시장 잡아라 LG전자, 대우와 손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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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유럽 LCD 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LG전자가 경쟁 업체인 대우일렉트로닉스로부터 제품을 받는다.

LG전자는 11일 “폴란드 므와바와 브로츠와프 공장의 생산 능력으로는 연말 성수기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지난달부터 대우일렉이 만든 26인치 이하 LCD TV를 월 3만 대씩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일렉 폴란드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LG전자에 납품하는 것이다. 1990년대 국내외 가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LG전자(옛 금성사)와 대우일렉(옛 대우전자)이 손을 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유럽 TV 시장 공략을 위해 므와바 공장에서 PDP TV와 30인치 미만 소형 LCD TV를,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30인치 이상 LCD TV를 주로 만들고 있다. LG전자는 4억 유로를 투자해 올 5월부터 연 13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브로츠와프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올해 유럽에서 LCD TV만 320만 대를 판매할 목표를 세운 LG 입장에서는 생산량이 부족하다.

므와바 공장까지 합쳐도 연 250만 대밖에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난징(南京)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유럽에 공급해도 연말 성수기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대우일렉에 한시적으로 위탁 생산을 요청한 것이다.

LG전자 조중권 부장은 “특정 모델을 전부 대우일렉에 맡기거나 수년 동안 납품받는 계약을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위탁 생산량이 내년에는 월 10만 대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600만 대 수준인 유럽의 TV 시장이 LCD TV 수요 확대로 내년에는 3300만 대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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