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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된 해수담수화 플랜트 기술은 최근 5년간 2조5000억 매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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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두산중공업 기술유출 사건의 핵심은 해수담수화 플랜트 기술이다. 이 회사는 한국중공업 시절인 1978년 담수플랜트 사업에 뛰어들어 시장점유율 40%의 세계 1위 업체로 성장했다. 근래 5년간 이 사업에서 2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두산중공업의 '효자 상품'으로 꼽힌다.

고유가로 오일달러가 몰리는 중동 지역은 특히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황금시장으로 떠올랐다. 담수플랜트 발주 규모는 한 해 4조원 규모다. 세계적으로 담수플랜트를 독자 건설할 만한 회사는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이탈리아 피지아, 일본 히타치조선, 영국 웨어 정도다.

두산중공업은 해수담수화 플랜트에 관련된 핵심기술과 도면은 물론이고 EPC 사업능력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EPC란 설비의 일부를 제작해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부터 제작.시공.시운전 등을 통째로 수주해 발주처 요구에 따라 고도의 맞춤 방식으로 플랜트를 지어 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입지 조건에 맞는 공정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노하우가 녹아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수담수화 설비 시장에 진출한 이후 30년 가까이 축적한 기술력이 유출돼 수주 손실 피해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돈, 직원들의 노고를 따지면 피해 규모를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TX중공업은 "두산중공업에서 영입한 임직원들의 보유 자료는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헌법에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STX 측은 또 "정당한 절차로 외부 인력을 채용한 만큼 이들의 노하우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를 법정에서 가리겠다"고 밝혔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엔진 생산업체였으나 지난해부터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히는 해양.산업 플랜트를 신규 사업으로 정해 집중 육성해 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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