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이회창씨라 부르겠다 그와 내통하는 인사는 해당행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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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8일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강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부터 이 전 총재의 호칭을 이회창씨로 부르겠다"고 못을 박았다. 또 새치기.쿠데타.무임승차.얼빠진.노욕(老慾) 등의 거친 표현을 총동원했다.

강 대표는 "이회창씨 출마는 최소한의 명분과 절차도 없이 정계은퇴 약속을 뒤집는 노욕"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만의 하나, 이회창씨와 내통하는 인사가 (당내에) 있다면 해당 행위자로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회창씨 출마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으려는 국민 열망을 짓밟고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며 "역대 대통령과 후보들이 저지른 온갖 구태정치의 종합 완결판"이라고 맹비난했다.

다음은 발언 요지.

"이회창씨가 기어이 한나라당을 버렸다. 창당 주역이 도리어 당에 총부리를 겨누었다. 이는 국정 파탄세력의 정권 연장을 도와주는 이적행위로, 반(反) 좌파세력의 편을 가르고 힘을 빼는 얼빠진 짓이다. 탈법과 반칙에 의해 법치혁명을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이날 강 대표는 당권.대권 분리와 관련, "당헌.당규대로 따르면 된다. 대선이 끝나면 대통령도 공천에 간여하지 못하며 (18대 총선의 공천은) 경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는지는 결코 잣대가 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들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당 차원의 성토대회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8일부터 전국 243개 지구당별로 이회창 후보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또 16개 시.도당별로 이회창 후보 출마의 부당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이날 공성진 서울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서울시당 소속 25개 당협위원장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회창 후보가 대선 3수에 나선 것은 기회주의적인 처신이며, 법과 원칙을 중시하며 살아왔다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명박 후보는 전국을 돌며 진행 중인 '국민성공 대장정' 일정을 대폭 줄여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 당 화합책 마련에 더욱 시간을 할애할 방침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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