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불안 열등생 만든다-심리.교육硏 金紋朱박사 긴장이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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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시험만 치르려면 눈앞이 캄캄해지고,손이 떨려서 답을 쓰기가 어렵고,정신집중이 안돼 뻔히 알던 것조차 전혀 생각이 안나고,도저히 가눌 수 없을만큼 가슴이 두근거리다 심지어 기절해 버리고…. 입시병이나 高3病의 가장 일반적 형태라 할 수 있는 「시험불안」을 훌훌 털어낼 수는 없을까.
개인차가 있을 뿐 거의 모든 수험생과 심지어 그 가족들까지 괴롭히는 시험불안의 원인.증세를 진단하고 그 치료를 돕는 서울심리.교육연구소(서울역삼동831의37)가 최근 문을 열었다.
『시험불안이란 시험과 관련해 그 결과를 부정적으로 예상해 갖게 되는 불안의 일종입니다.학생 자신의 능력보다 부모나 교사등주위사람들의 기대가 클수록 시험이 더욱 두려워지고,시험에 실패할 확률도 높아져 다음 시험까지 영향을 받지요.』 심리.교육 연구소장 김문주(金紋朱)박사(44)는 주위.비교집단과 자신의 능력 차이가 클수록 시험을 통해 실패와 좌절의 경험을 많이 하게 되고 학교 공부를 더 두려워하게 된다고 말한다.
金박사가 독일 뒤셀도르프대학에서 시험불안에 대한 박사학위논문을 쓰기 위해 한국.독일.인도.네덜란드.헝가리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험불안도가 가장 높은 집단은 한국학생들. 잦은 시험,치열한 대학입시 경쟁률,성적에 대한 가정과사회의 압박등이 한국학생들의 시험불안을 부추긴다.더구나 자신의장래보다 부모에 대한 보답,책임의식,두려움,시험결과로 인해 부모와 자신이 받게되는 사회적 인식등을 더 우선적으로 생각하는만큼 심리적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시험불안에 시달리는 학생들은 공부방법이나 시간활용이 서툴기 때문에 학교 성적도 시원치 않고,따라서 시험이 점점 두려워지는악순환에서 헤어나기 어렵다.자신의 공부습관을 살펴보고,자신에게가장 알맞는 계획을 세워 시간을 좀더 효율적으 로 활용해야 한다. 시험과 당면했을 때 우선 다음과 같은 방법은 어느정도 불안을 덜 수 있다고 金박사는 권한다.
▲시험이 시작될 때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면 온몸의 신경을 호흡에 집중시킬 것.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가 입을 약간 벌리고 천천히 내쉬는 심호흡을 몇차례 되풀이한다.
▲글씨를 쓰기 곤란할만큼 손이 떨리거나 얼굴이 붉어지면 주먹을 꽉 쥐었다가 천천히 펴는 동작을 3~5차례 반복한다.얼굴을잔뜩 찡그리며 긴장시켰다가 천천히 이완시키는 것도 좋다.그래도진정되지 않으면 아랫배를 최대한 긴장시켰다 서 서히 긴장을 풀어본다. 평소 책상앞에 오래 앉아 공부하다가 목이나 어깨가 결릴 때는 온몸의 힘을 뺀채 양 어깨가 귀에 닿을 정도록 들어올렸다가 툭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이완시키면 도움이 된다.
▲정신을 집중할 수 없을 경우 몸의 어느 한곳에 신경을 집중시키며 명상을 해 머리를 정리한뒤 시험문제를 푼다.또 눈을 감고 지난날 즐거웠던 일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그러면서 스스로『하면 될 것이다』는 강한 확신을 갖는 것이 중 요하다.
그래도 시험불안을 이기기 어려울 경우엔 신경정신과 의사나 전문상담원등 관계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서울 심리.상담연구소의 경우 시험불안을 줄이기 위한 개인상담과 학교나 청소년단체및 학원등의 요청에 따라 집단프로그램도 실시한다.20~ 30명이 함께 참가하는 집단프로그램(주 1회씩 8~12회)은 근육이완훈련.시간활용법.자기암시법.집중훈련과 자기관찰.부모 집단상담.자신감훈련등으로 구성돼 있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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