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버트 맨골드전,황규태 사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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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10월10일까지 국제화랑(735-8449) 회화가 개인의 감정보다는 실제로 화면을 구성하는 선.면.색의 기본요소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해온 미국중견작가 로버트 맨골드의국내소개전.
마름모형이나 사다리꼴로 만든 화폭 전면에 갈색 또는 주황색을칠하고 단한번의 연필 드로잉자욱을 남긴『고미다락』『평면/형상』연작등 13점을 소개중이다.
미니멀리즘의 출발은 역사적 주제나 신화를 그려 숭배의 대상이된 그림조차도 따지고보면 점과 선.색의 조합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폭로한 근대미술발달사와 궤를 같이한다.
국내에서는 미니멀리즘의 방법론이 마치 불립문자(不立文字).禪처럼 곁가지를 버린채 단순함만으로 본질과 씨름하는 동양적 사유방식과 비슷한 면을 보여 수월하게 수용되고 있다.
30일까지 워커힐미술관 (450-4397) 미국에서 활동중인사진작가 황규태씨가 5년만에 선보이는 근작소개전.
비뚤어진 형태의 고층건물,산업폐수가 유입돼 죽은 호수로 변한미국서부 설튼씨 호숫가에 버려진 새들의 주검등 문명비판적 시각을 들이댄 대형컬러 사진 30여점을 소개중이다.
황씨작업의 특징은 다큐멘터리기법에 콜라주등의 인위적 암실작업을 결합한데 있다.
예를 들면 광각렌즈로 포착한 빌딩사진필름을 태운다음 망가진 필름을 가지고 인화해 폐허의 장면을 연출하고 불기둥을 내뿜는 원자력발전소와 여명을 비추는 가로등을 한 작품속에 병치(竝置)시켜 문명의 이율배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있다.경 향신문사진기자 출신인 황씨는 65년부터 LA에 정착해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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