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계단' 여주인공이 眼癌으로 죽었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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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 TV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여주인공이 안암(眼癌)으로 사망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시청자가 눈시울을 붉혔다. 눈에 암이 생기면 치명적인가. 이에 대해 의료 전문가들은 드라마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만들어낸 픽션일 뿐 실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다.

세브란스 안이비인후과 이상렬 교수는 "안암은 실제 발병률도 낮을 뿐 아니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불편하기는 해도 정상적인 생활과 수명을 누릴 수 있다"며 "암의 진행과정 및 치료 예후와 관계없이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드라마가 암과 투병하는 환자들에게 실망과 상실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용의 전개에 매우 신중해 줄 것을 건의했다.

눈의 암에는 망막세포종과 맥락막흑색종 두 가지가 있다. 망막세포종은 주로 어릴 때 나타나는 악성 종양으로 유전적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가족 중에 암에 걸리거나 걸렸던 사람이 있는 경우 임신을 하게 되면 유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망막세포종의 치료방법은 방사선치료.냉동치료.수술 등이 있으나 주로 수술로 안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수술 후 눈에 남아 있는 시신경을 검사해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으면 거의 완치됐다고 본다.

맥락막흑색종도 망막 근처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망막세포종과 달리 어른에게서 발생하며 유전적인 성향도 없다. 서양인에선 1백만명당 6~7명이 발생하며,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은 백인 발병률의 2백50분의1 정도로 드물다. 망막세포종과 비슷한 치료를 하는데 대부분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 발견되기 때문에 안구제거술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안구를 제거한 뒤에는 실제 눈과 흡사한 의안 또는 움직이는 의안을 넣는다. 따라서 어떤 상황이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암 검사로는 동공을 키우고 눈 속을 들여다보는 안저검사가 대표적이다.

한양대병원 안과 이병로 교수는 "안암은 별다른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눈에 이상을 느끼면 안과전문의에게 안저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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