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월드시리즈 취소 美 야구파업-구단주측.선수노조 입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LA支社=許鐘顥기자]미프로야구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시즌은 끝났어도 파업은 계속된다.선수들은 당초 월드시리즈와 플레이오프라는「협상카드」를 들고 파업에 들어갔던 것.구단주들은 이에 대응해 선수들의 협상카드를 짓밟는「극약처방」으 로 맞섰다.이제 최대의 협상카드를 잃어버린 선수들은 어떻게 대처해 나갈것이며,선수들보다 더 큰 금전적 손실을 입었지만「칼자루」를 쥔구단주들은 어떻게 선수들과 싸워 나갈지 향후 프로야구판도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註] 구단주측은 벌써부터「대체선수」들을 기용한 프로야구 시즌을 구상해 왔다.신시네티레즈의 구단주 마지 샷은 이미 마이너리그 선수들로 경기를 계속할 것을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 다른 구단주들도 겉으론 난색을 표하지만 모두들『그러고 싶진않지만 다른 방도가 없을 때는 마이너리그 선수들로 대체하겠다』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지금과 같은 파업상태가 계속될 경우 구단주들은 『현상태로는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법원의 판정(Legal Impasse)을 받아낼 수 있다.
판정을 받으면 지금까지 각 구단과 메이저리그선수들의 모든 계약은 무효가 돼 버린다.
즉 선수노조 전원은 어느 팀에도 소속되지 않는 자유계약선수가되고,구단측 역시 모든 선수들에게 임금지급 의무가 없어진다.
어느 선수든 원하는 구단과 다시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것이다. 구단측에선 마이너리그 선수로 일단 대체하면서 파업중인 선수들중 일자리를 원하는 선수에겐 자리를 주겠다고 손짓할 수 있다. 이것은 곧 선수노조를 와해해 버릴 수도 있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을 내놓고 진행하다 보면 선수노조는 물론 자칫 사회적인 비난을 면치 못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이같은 대책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무엇보다 배리 본즈.로저 클레멘스 등의 경기에 익숙한 팬들이「2류선수」들의 야구경기를 보러 올 것이냐는 것이다.관중수입은물론 TV중계료도 현격히 떨어지는 흥행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약점이 있다.
선수노조는 칼자루 대신 칼끝을 쥐고 있는 형편이다.
선수들은 최악의 경우 마치 영화제목처럼 「그들만의 리그」(League of Their Own)를 만들 수 있다.이렇게 되면 구단주들에게도 피해가 크다.
그동안 메이저리그는 법적으로 「독과점(Monopoly)금지법면제혜택」을 받아왔다.
프로스포츠는 프랜차이즈비즈니스의 일종인데 법적인 보호를 받아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번창할 수 있었다.
그러나 또 하나의 리그가 생긴다면 더 이상 이같은 혜택을 누릴 수 없다.
1백년전인 1890년대에도 구단주들과의 의견충돌후 선수들이 직접 리그를 운영한 때가 있었다.
그러나 3,4년만에 와해됐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은 「경영의 노하우」가 없으며 수십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오늘날에는 더욱 문제가 크다.
또 자금력도 뒤따르지 못한다.
LA다저스의 오렐 허샤이셔는 『선수들이 그동안 쌓아놓은 메이저리그의 인기 덕에 융자기관이 선수들의 리그를 도울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구단을 만들어 새로운 이름을 짓고 새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벌여야 하는 선수들의 리그가 1백여년의 역사를 한꺼번에 따라붙기는 역부족이다.
결국 양측이 타협하지 못하는한 구단주와 선수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되며 무엇보다 팬들이 「죄없는 피해자」로 남게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