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이탈리아축구다>7.끝 주말마다 승부맞히기 福券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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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어둠이 깔린 이탈리아의 토요일 늦은 밤이면 어김없이 타바키(담배가게)나 바(Bar),「토토칼치오」라는 간판을 단 가게앞에늘어선 긴 행렬이 쉽게 눈에 띈다.
어린이부터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까지 뒤섞여 스포츠신문을 뒤적이고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결심한듯 하나 둘씩 기입한다.
바로 토토칼치오(Totocalcio:축구복권)의 현장이다.
일요일은 리그경기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지만 평일에는 토토칼치오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를 관장하고 있는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에 따르면 이탈리아인 5명중 1명은 토토칼치오를 즐긴다고 한다.
특히 마지막 토요일(9시마감)에는 미처 토토칼치오를 접수하지못한 사람들이 타바키나 바로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룬다.
이탈리아뿐만이 아니다.스위스.오스트리아등 인접국들의 국경지방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토팁(Totip:경마복권),로테리아(Lotteria:복권,숫자로 상금이 결정되는 것)등 이탈리아에는 5~6개의 복권이 성행하지만 토토칼치오의 인기를 따를 수 없다.
토토칼치오에는 「1」「*」「2」가 새겨진 13개의 난이 있다. 앞쪽에는 1부리그 9경기,2부리그에서 엄선된 4개의 경기가늘어서 있다.
승부만 알아맞히면 된다.홈팀이 이기면 1,비기면 *,지면 2. 그러나 자신이 없으면 한 경기의 승.무.패중 두개에 거는 더블베팅 또는 3개에 거는 트리플베팅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그러나 이경우 1천6백리라의 접수비가 배수인 3천2백리라,6천4백리라로 뛴다.또 베팅이 클 경우 1/3,1/10등을 기재한뒤 베팅액의 3분의1,10분의1을 낼 수 있으나 이경우 같은 비율로 상금액도 줄어든다.일일이 기입한뒤 접수처에 맡기면 컴퓨터에입력된다.
13경기의 결과를 다 맞추면 1등,1개가 틀리면 2등.상금은1등과 2등에게만 돌아간다.확률상으로 모두 맞힐 가능성은 1백60만분의1.지난해 딱한번 3명만이 모든 결과를 맞힌 경우가 있었는데 각각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52억리라(약 26억원).
평균 1등 상금액은 2천만~3천만리라(약1천만~1천5백만원)정도로 매주 1천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복권치곤 큰 돈이 아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무려 1백명이상의 1등이 나오기 때문이다. 『축구에 미쳐 4년간 토토칼치오를 해왔지만 단한번 2등한것이 고작』이라는 유학생 黃모씨(28)의 푸념에 비춰보면 이탈리아인들의 해박한 축구지식을 엿볼 수 있다.
지난 46년 스포츠진흥과 재원확보를 위해 시작된 토토칼치오의매출액은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약3조리라(약1조5천억원)에 육박했다. 국민1인당 5만리라를 투자한 셈.
수익금중 35%가 상금으로 돌아가고 국고에 22%,CONI에는 23%가 할당된다.
CONI는 이 수익금으로 청소년스포츠진흥사업과 각종 경기단체지원을 하고 4%를 시설 건설및 보수,이를 위한 융자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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