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 전성시대-大路 살인극 계기로본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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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9일 서울강남구신사동에서 발생한 조직폭력배 살해사건은 90년「범죄와의 전쟁」이후 주춤하던 조직폭력배들의 활동이 재개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범죄와의 전쟁」선포 당시 전국에서 구속된 거물급 조직폭력배들이 형기를 마치고 이미 출소,세력 정비를 서두르고 있는데다 이들이 자리를 비운사이 자생적으로 성장한 신흥 폭력조직들이 조직을 확장하면서 이들 조직간에 각종 이권을 놓고 충돌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게 경찰의 분석이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90년 당시 전국에서 검거돼 구속된 행동대원급 조직폭력배는 1천2백66명.그러나 이중 70%선인 8백50여명이 이미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 조직재건에 합류 또는 신흥 조직 건설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말에는 전국 3대 조직폭력 세력인「양은이파」「OB파」「서방파」의 중간보스급 이상 폭력배 10여명이 잇따라출소,이들이 조직 규합과 세력 확장을 꾀할 경우 80년대 후반조직폭력배의 전성시대가 다시 재현되리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전국의 조직폭력배는 3백47개파 6천여명으로 이중 경찰의 집중관리대상만도 2백여개파 3천여명.
이들 조직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어 경찰의집중관리대상 2백여개 조직중 51개 조직 5백여명이 서울지역에집중돼 있고▲경기 37개 7백90여명▲대전.충남 28개 4백30여명▲부산 17개 2백7명▲광주.전남 15개 6백90여명▲대구 13개 1백99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들 조직중 경기도 부천지역 조직폭력배인 억새풀파등 33개 신흥폭력조직의 경우 활동무대가 넓고 이권을 위해서는 상대조직원에 대한 살인등 잔인한 보복을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대구중구달성동 뉴그랜드여관 앞길에서 대구시내 신흥폭력조직 달성파 조직원 20여명과 기존조직인 돈지파 조직원 10여명이 새로 개업한 안마시술소 주도권을 놓고 회칼과 야구방망이등으로 무장한채 대로에서 난투극을 벌여 3명이 중태에빠지는등 올들어 신흥조직폭력배들의 폭력사건만 30여건에 이르고있다. 폭력조직이 늘어나면서 이권도 예전보다 다양해 과거 룸살롱.나이트클럽등 유흥업소에 제한되지 않고 재개발지역의 입찰이나신축 아파트단지의 내부공사,무허가 운전교습소 운영에까지 개입해금품을 갈취하는 실정이다.
경찰은 조직폭력배들의 이같은 조직재건을 사전에 막기위해 올해를 조직폭력배 총검거 해로 정해 지난달말까지 전국에서 3백22명을 검거,이중 2백94명을 구속했으나 이미 출소한 조직폭력배나 점조직으로 활동하는 신흥조직을 일망 타진하기 엔 역부족인 상태여서 인력지원등 철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崔熒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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