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등 수출산업이 효자-日 기업회복 선언 배경과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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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일본의 경제기획청이 9일 景氣가 완만하나마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공식 선언할 수 있었던데는 일본은행이 7일 발표한 8월중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日銀短觀)가 크게 작용했다.
日銀이 3개월마다 발표하는 短觀에 따르면 주요기업의 업종별 경기판단지수가 마이너스 39를 기록,지난 5월조사에 비해 11%나 상승했으며 올해의 제조업 경상이익은 5년만에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 보면 우선 자동차가 전번에 비해 25포인트 높게 올라갔으며 정밀기계는 28포인트로 주로 수출기업 분야에서 대폭적인 호전기미를 보였다.
특히 자동차 각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8월중의 신차판매대수로 전년동기대비 12% 늘어났다.이는 4년만의 두자리수 증가세다.주택건설도 연율 1백60만가구 정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해 경기를 지탱해 주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를 정부가 올해 취한 소득세 감면분의 73%,약 2조엔이 소비로 돌아간 증거로 보고 있다.
이번 여름의 전례없는 혹서도 단단히 한 몫을 했다.폭발적인 에어컨 판매,에너지 소비증가를 반영한 석유 정제나 음료등 식료품 분야에서 경기판단지수가 크게 올라갔다.
이번 경기회복의 주역은 이처럼 개인소비 호전과 미국을 비롯한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증가.이를 반영해 제조기업의 제품재고가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경기회복 선언의 내용에서 보듯 스스로도 신중한 자세를보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불안 요소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개인소비가 지난 여름 혹서에 따른 효과를 무시할 수 없고 현재 진행중인 엔高나 과잉고용 상태가 기업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내외가격차로 인한 가격파괴 현상 역시 수익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마찬가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설비투자의 정체다.일본 제조업의 설비투자는 제조업의 가동률이 77%를 상회할때부터 촉진되기 시작한다.그러나 올 4~6월의 가동률이 70%선에 머물고 있어 투자기피 현상이 심각하다.일본은 미국과 달리 언제나 설 비투자가 경기를 先導해왔다.
경제전문가들이 일본의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내년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도요다 經團連회장은 이와관련,『밝은 자료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는 중이라는 의미일 뿐이 다.경영자로서는 여전히 회복을 실감할 수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미국의 景氣 및 엔高의 향방이다.
미국 경기는 아직까지 호황을 유지하고 있으나 美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다섯차례에 걸친 공금리 인상으로 경기 자체가 서서히 감속경향을 보이고 있다.미국경기가 연착륙할 경우 일본 제조업이 그 영향을 가장 크게 볼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엔高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日기업들이 1달러당1백엔을 반영하여 경영계획을 짜고 있기때문에 이미 충격이 흡수된 상태라고 일본은행은 분석했다.다시 말해서 해외의 경기회복 덕택에 가격인상의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볼 수있 는 것이다.
일본의 이번 경기회복은 일시적이나마 지금 한창 진행되고 있는일본경제 구조조정의 고통을 완화해주고 기업의 심리적인 회복감을키우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그럼에도 여전히 구조조정은 진행중이라는데 일본의 고민이 있다.
〈李信雨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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