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 새박사 元炳旿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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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새박사」로 널리 알려진 慶熙大 元炳旿교수(사진65.생물학)가 9일 정년퇴임했다.
1961년 경희대 전임강사로 강당에 선 元교수는 33년동안 재직하며 새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 30만㎞를 답사했으며 학술논문 1백50편,단행본 10여권을 내는등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았다.
元교수는 이같은 작업끝에 지금까지 경기도옹진군 신도 노랑부리백로 번식지등 20곳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게 했으며,크낙새.따오기.저어새등 30종의 새나 짐승을 찾아내 정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지난 64년부터 美정부로부터 10만달러(8천만원)를 지원받아 7년간 전국을 누비며 국내 철새이동을 추적,1백35종 20만마리의 새 발에 가락지를 달아 날려보내기도 했다.
평남 안주가 고향으로 1.4후퇴때 월남한 元교수는 65년 여름철새인 북방 쇠찌르레기에 알루미늄 가락지를 달아 날려보내 당시 북한과학원 생물학연구소장이던 선친 元洪九박사(前김일성대 교수.70년 작고)가 이를 알아봐 서로의 생사를 확 인한 일화도있다. 『後學도 많이 키우지 못했고 할일도 태산같은 데 주변에서 환송식을 해준다니 당혹스럽군요.목숨이 다하는 때까지 이 길을 걸을 겁니다.』 명예교수를 신청해놓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元교수는 이번 학기에도 대학원에서『야생동물보호관리학』,학부에서교양과목『생물의 세계』등 주당 2과목 6시간의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元교수는『분단상황이라 북한의 새나 생태계에 대해 연구할기회가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며『한 우물을 파다보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元교수는 정년을 앞두고도 지난 2년간 비무장지대의 종합생태계조사단장을 맡아 연구결과를 올해말까지 발표할 예정이며 2000년까지 실시되는 영종도신공항의 생태계조사 업무도 맡고 있다.
〈申成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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