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LG 무등산폭격기 선동열 잠실에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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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폭격기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5-4로 1점을 앞선 9회말 1사3루에서 대타 許文會에게 우익선상 3루타를 허용한 宣銅烈은 오른쪽담장을 타고 흐르는 타구를 쳐다보며 허리에 손을 올린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동점을 내준 허탈함이 채 가시기도 전,金正敏의 끝내기 2점홈런이 터졌다.고개를 숙인 宣은 아무런 표정없이 3루 덕아웃으로 걸어 들어갔다.
폭격기는 그렇게 무너졌다.
마무리로는 다소 이른 6회1사후 마운드에 오른 宣은 팀 타선의 도움으로 구원승을 눈앞에 뒀으나 끈질기게 따라붙은 LG의 저력앞에 무너지고 말았다.「선동열은 무조건 이긴다」는 신화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5안타중 4개의 3루타를 때려 7점을 얻은 LG는 경기최다 3루타 타이기록도 세웠다.잠실구장에서의 이점을 살리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 사이에 해태와 여섯경기를 벌인 LG는 2승4패로 열세를 보일뻔한 위기에서 극적인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3승3패를 기록,단기전에서는 해태가 강하다는 등식을 무너뜨렸다.이제 LG의 매직넘버는 1이 됐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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