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앞에 '@'를 붙이면 내 쇼가 검색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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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랑해왔던 저희가 드디어 결혼합니다. 검색창에 @와 저희 이름을 넣어주세요.”
“목동 뒷골목에서 함께 껌 씹었던 7공주파 멤버들아, 다시 한번 모여보자. ‘@7공주파’를 검색해봐!”

누구나 한번쯤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에 자기 이름을 검색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여지 없이 나와 같은 이름을 쓰는 유명인에게만 집중돼 있다. 연예인, 경영인, 대학 교수나 운동선수만 줄줄이 나오던 검색 결과에 진짜 내 이름과 사진이 등장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나를 아는 사람들, 나를 찾고 있던 사람들이 이 검색을 통해 나와 만나게 된다면?

검색창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는 세상이 열렸다. 사이트 광고나 백과사전 지식으로 가득찬 검색 결과가 아니라 바로 내가 등장하는 검색 서비스가 선보여진 것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이 ‘검색쇼’(show.daum.net)라는 이름으로 오픈한 이번 서비스는 사용자가 직접 통합검색 키워드를 등록하고 해당 결과 페이지까지 개인이 제작하도록 했다. 블로그의 한 페이지처럼 사진이나 동영상을 넣고 검색 결과를 직접 써넣을 수 있다.

네티즌 정선윤씨는 결혼을 앞두고 부모님께 보내는 영상 편지를 검색쇼에 등록했다. 다음 검색창에 ‘@정선윤결혼’을 검색하면 정씨가 부모님께 보내는 영상 편지가 보인다. “부모님께 가장 큰 효도는 저 잘 사는 거 맞죠? 잘 살게요”라고 말하는 정씨의 검색쇼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댓글들이 연이어 달렸다.

또 다른 네티즌 김세현씨는 사랑하는 남편과 곧 태어날 아기에게 사랑을 듬뿍 담은 편지를 남겼다. “하루하루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 한달 후 태어날 때까지 너무 조급해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기다릴게, 사랑한다”는 김씨의 편지를 보려면 다음 검색창에 ‘@김세현’을 검색하면 된다.

정씨와 김씨의 예처럼 검색쇼의 활용 가능성은 다양하다. 결혼이나 돌잔치, 생일 초대와 함께 모임을 알리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거나 평소 가족이나 친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검색쇼 페이지에서 원하는 내용을 등록하면 ‘@검색어’ 방식의 검색쇼가 만들어진다. 검색 결과 페이지의 스킨과 템플릿도 모두 마련돼 있어 간단한 선택만으로 아기자기한 검색쇼를 만들 수 있다. 사용하는 사람들은 다음 검색창에 ‘@검색어’만 입력하면 된다. 1인당 최대 5개의 검색쇼를 등록할 수 있고, 무료문자ㆍ메일ㆍ배너를 이용해 검색쇼를 홍보할 수도 있다.

다음 측은 검색쇼 서비스가 검색에 색다른 재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용자들이 스스로 제작한 콘텐츠를 검색서비스에 도입해 사용자들간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지식ㆍ정보를 찾는 1차원적인 검색 기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된 셈이다.

다만 검색쇼 서비스의 취지와 달리 상업적이거나 선정성ㆍ폭력성을 지니고 있는 검색어 등은 등록을 제한하고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다음 손경완 검색포털본부장은 “다음은 타사 대비 최대 강점으로 평가받는 UCC 플랫폼의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해 검색의 기본 기능인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차별화 된 검색 서비스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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