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 회담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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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장성급 군사대화 채널이 올 상반기 안에 가동된다. 남북한은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끝난 13차 장관급 회담에서 이를 포함한 합의 내용을 담은 6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양측은 합의문 2항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쌍방 군사 당국자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기로 했다. 북한과 유엔사(미국) 간에는 장성급 채널이 가동된 적이 있지만 남북 간 장성 대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군사회담에서는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군사 충돌 방지 문제를 우선적으로 협의하기로 의견 접근을 봤다. 정세현(통일부 장관) 남측 수석대표는 "5, 6월 꽃게잡이철에 서해 군사긴장이 고조되는 만큼 '조속한 개최'는 그 이전에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공사 지원을 위해 가설한 군사 직통전화를 통해 구체적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다.

북한은 회담에서 20만t의 비료를 인도적 차원에서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남측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해 사실상 수용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양측은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2차 6자회담이 결실 있는 회담이 되도록 협력키로 했다.

이와 함께 남북한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성공단 1단계 개발(1백만평 규모)을 본격 추진키로 했으며, 올 상반기 중 1만평 규모의 시범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또 9차 이산가족 상봉은 3월 말 금강산에서 하기로 했다.

신언상 회담 대변인은 "보도문에 담지 않았으나 북한은 아테네 올림픽(8월)의 남북 공동 입장에도 호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남북한이 공동 대응하는 방안은 북측이 "민간 차원의 학술 교류에 맡기자"고 해 성사되지 못했다.

북한은 국군 포로.납북자의 생사.주소 확인 작업을 벌이자는 남측 제안도 거부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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