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딱 들어서니 기가 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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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무현 대통령은 6일 경북 구미의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근로자를 격려한 뒤 "수출 4천억달러 시대를 여는 관건은 경쟁력"이라며 "반칙보다 기술과 실력으로 시장에서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서 회사 현황을 보고받은 뒤 근로자와의 대화에서 "삼성전자가 1등 기업인지, 애니콜이 1등 휴대전화인지는 옛날부터 잘 알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盧대통령은 "늘 1등만 하는 삼성전자에 가자고 해서 '뻔한 데 왜 가느냐. 맨날 1등만 보러 다느니냐'고 했다"며 "그러나 딱 들어서면서부터 기가 질렸고, 정말 이런 데서 한번 근무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盧대통령은 이어 "삼성 하면 수원만 생각하는데 구미와 경북 경제를 떠받쳐주고 있어서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휴대전화 생산라인 두곳을 둘러본 盧대통령은 "진짜 삼성을 알게 된 것은 지금 여러분의 작업장과 분임활동 기록을 본 뒤"라며 "이기태 사장이'무조건 1등이다''앞으로도 1등 계속한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내가 요즘 혁신에 관심이 많고 정부도 능률을 두배로 올렸으면 해서 여러 사람 얘기를 듣는다"며 "다 일류대학 나오고 박사도 아닐 텐데 삼성이 1등을 하는 이유는 여러분의 노력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또 한번 감동을 느낀 것은 여러분이 저를 대하는 태도"라며 "여러분 또래 사람들은 (대통령이 와도) 외면하고 시큰둥한 경우가 더러 있는데 여러분은 한분도 빠짐없이 나를 쳐다보고 박수를 쳐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盧대통령은 "남들에게 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며 "그 느낌 그 표정 그대로 가면 계속 1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후 여사원들이 일제히 카메라폰으로 사진을 찍었고, 차량에 탑승했던 盧대통령이 다시 내려와 여직원들과 악수를 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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