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프로야구 태평양.삼성戰-강공펴다 추락한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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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야구는 9회말 경기가 끝날때까지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는「스무고개」다.
「번트냐」「강공이냐」.이 선택도 경기의 흐름을 단번에 결정짓는 고개중의 하나.
30일 벌어진 태평양과 삼성의 경기는 작전선택을 자유로이 할수 있는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1회초 삼성의 공격.선두타자 姜起雄이 상대투수 鄭珉台의 초구를 강타,깨끗한 2루타를 만들어냈다.삼성벤치는 선발 成埈의 구위를 감안,어차피 3~4점 승부로 보고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2번 鄭榮圭의 땅볼때 강기웅은 3루로 내달았고 梁埈赫의 희생플라이로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곧이은 1회말 태평양의 반격.선두 桂奇範이 2루타를 만들어냈다.이 찬스에서 태평양벤치는 삼성과는 달리 번트를 선택했고 3번 尹德奎의 안타로 1-1동점.
태평양은 2회말에도 河得麟이 안타로 출루하자 역시 徐正敏에게번트를 시켜 廉京燁의 안타때 추가득점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이후 팽팽한 투수전.7회말 다시 찬스를 잡은 태평양은 중심타자인 金敬起.金東基에게는 강공을 지시,쐐기를 박는 1점을 보탰다. 삼성은 4회초 한차례 1사만루의 추격찬스를 맞았으나 강공으로만 일관하다 한점도 얻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스퀴즈라도 하면 동점은 가능했겠지만 종반을 확실히 막아줄 투수가 없었기 때문에 강공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태평양은 2점차 리드를 金弘集과 鄭明源이 효과적으로 지켜 2연패후 귀중한 1승을 건졌다.
올시즌 태평양의 호조는 바로 이런「짠물 야구」에서 비롯됐다.
낼수 있을때 욕심부리지 않고 한점 한점 착실히 얻어놓았다가 리드를 잡기만하면 상대타선을 막강 투수력으로 철저히 봉쇄하는 것. 마운드가 강하니까 벤치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작전의 폭도 그만큼 더 넓은 것이다.
[수원=朴炅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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