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격투기보다 재미없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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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 나와라!

한국의 자존심 태권도가 K-1.스피리트MC 등이 장악한 격투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첫 선을 보일 '세계 태권도 최강자전(KOK.King of the Kick)'. 규칙과 복장을 전투적으로 바꾼 프로 경기다.

경기는 80㎏ 이상인 헤비급과 그 아래인 미들급으로 나뉘어 열린다. 헤비급 8명, 미들급 6명 등 14명이 출전한다. 한국의 이재성(27.에스원.헤비급)과 박천덕(25.대구 수성구청.미들급), 그리고 12개국에서 뽑힌 12명이다. 모두 월드컵.아시안게임.유럽선수권대회.올림픽 등에서 입상한 강호들이다.

대회는 재미 태권도 사범인 킥 월드 프로덕션의 조남수 대표가 대한태권도협회의 후원을 받아 주최한다. "우리 국기(國技)인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싶었다"고 조사범은 말한다.

대회 총 상금은 1억원. 경기마다 승자에게 상금이 걸려 있다. 최종 우승자는 헤비급의 경우 2만5천5백달러(약 3천만원), 미들급은 1만1천5백달러(약 1천4백만원)를 받는다.

조사범은 앞으로 매년 네 차례의 대회를 한다는 계획이다. 그중 마지막 경기는 세 차례 경기의 챔피언들끼리 싸우는 '왕중 왕'결투다. 유호윤 대한태권도협회 기획부장은 "공격적인 경기 규칙과 가벼운 복장 때문에 화려한 기술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5일 국기원을 찾아 몸을 푼 미국 대표 스튜어트 길(26.2002년 태권도 US오픈 금메달)은 "6월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있지만 태권도를 대중화할 좋은 기회라 생각해 무리를 해 출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등촌동 88체육관에서는 이종격투기 스피리트MC 경기가 열린다.

남궁욱 기자

*** 프로태권도는

KOK 경기는 4각 매트가 아닌 8각 링에서 벌어진다.

선수들은 머리를 보호하는 헤드 기어를 쓰지 않는다. 몸통에 두르는 보호대도 얇은 패드로 대신한다. 박진감 넘치는 격투를 위해서다.

규칙도 공격성을 키웠다. 아마추어 태권도 경기의 '2포인트제'를 '4포인트제'로 높여 기술의 난이도와 강도에 따라 심판이 최대 4점까지 줄 수 있게 했다. 공격에 소극적이면 감점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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