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구성 감사팀이 강의 · 상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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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울산시에 대한 정부합동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울산시의회 대회의실 입구. ‘2009 세계 옹기엑스포’ 홍보물 앞에서 이삼재 울산시감사관(왼쪽)이 김선대 정부합동감사반장을 상대로 울산의 옹기문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이기원 기자]

“부산~울산 복선전철화 사업이 10년이 넘도록 10%도 진척안된 이유가 뭐죠.” “2개 광역자치단체에 걸친 문제인데 자치단체 부담이 25%(5000억원)나 돼 예산확보가 여의치 않군요.”

“건교부가 더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관련자료 좀 챙겨주세요.”

울산시의회 3층에서 25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실시되는 정부합동감사장. 울산시 공무원과 감사관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감사관이 취조하듯 캐물으며 언성을 높였던 과거와는 판이한 분위기다.

김선대 감사반장은 “잘못된 부분을 얼마나 많이 찾아내느냐에 따라 감사요원이 평가를 받던 과거와 달리 정부가 뭘 해줄 수 있는지를 얼마나 잘 찾느냐에 감사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합동감사반에는 컨설팅 감사팀이란 별도 팀도 구성돼 있다. 다른 감사요원이 혹시 놓칠지도 모를 부분을 챙기기 위해서다. 이 팀은 지방세 전산운영, 기록물관리분야에 대해 울산시와 구·군청 공무원에게 4차례에 걸쳐 강의를 하고 1대 1로 상담형 지도를 해준다.

정중석 감사관은 “부산 녹산공단 기업인들이 지난 6월 부산시 감사를 잘해줘 고맙다며 최근 조선기자재박람회에 초대까지 받았다”고 자랑했다.

울산시의 자세도 확 달라졌다. 2009년 울산시가 개최하는 ‘세계옹기엑스포’ 홍보를 위해 수십 점의 옹기가 옹기종기 감사장 입구에 전시했다. 그 곁에는 올해 울산시 생활원예컨테스트 1위 작품 ‘아파트베란다 정원’(유춘길)도 옮겨놓았다. 중앙부처에 적을 둔 감사요원들을 상대로 울산시 공무원들이 홍보전까지 펼치는 모습이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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