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앗! 일격당한 최철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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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기대를 모으며 승승장구하던 최철한6단이 유재형6단에게 일격을 얻어맞았다. 1월 30일 벌어진 기성전 도전자 결정 3번기 2국. 1대0으로 앞서 있던 최철한은 이 판을 이기면 도전권을 얻어 타이틀 보유자인 이창호9단과 또다시 맞서게 돼 있었다. 그러나 집중력이 흐트러진 최철한은 초반의 일전에서 대패한 끝에 불과 115수만에 항복하고 말았다.

<하이라이트>

(1도)=백을 쥔 최철한6단이 좌하를 희생하며 좌상을 잡으러 갔으나 흑의 유재형6단이 절묘하게 패를 만들어 버티고 있는 장면. 그런데 잠시 후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흑1로 패를 쓰자 백2로 불청해버린 것. 관전객들은 입을 딱 벌리며 "최철한이 산수를 모르나?"하고 의아해 했다.

패의 크기는 약 24집. 우상 흑1, 3의 돌파도 줄잡아 20집은 넘는다. 패는 쌍방 절반의 권리가 있다고 볼 때 좌상의 크기는 불과 12집. 간단한 산수다. 더구나 꽃놀이패인데 최6단은 왜 불청했을까.

(2도)=알고 보니 꽃놀이패가 아니었다. 좌상은 흑4, 6, 8의 노림이 있어 이 패를 지는 날엔 완전히 쪽박을 차게 돼있었다. 하지만 장렬히 전사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패는 받아야 했다. 수가 두려워 눈물을 머금고 패를 불청했으나 이래서는 역전이 불가능한 형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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