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WMD(대량살상무기) 못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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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4일 이라크 선제공격의 구실이 됐던 대량살상무기(WMD)를 찾아내는 데 실패했다고 의회에서 시인했다.

블레어 총리는 하원 연설에서 "나 자신은 물론 전문가들이 이라크에서 찾아낼 것으로 확신했던 WMD를 발견하지 못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함께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던 영국 정부가 앞으로도 이라크 내에서 WMD를 색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는 미국의 이라크 조사단(ISG)이 실험실과 불법 물질을 발견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험실과 기술, 도면과 문서들, 그리고 핵 및 생물.화학 무기에 관한 연구를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은 과학자들의 증언을 확보했으며 이 모든 것은 유엔 결의를 여러 차례 위반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전쟁 결정에 대해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우리가 옳은 일을 했고 이 나라와 군대가 이룬 성과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허튼 보고서를 거론하며 "정부가 이라크 WMD의 위협을 과장했다는 BBC방송의 보도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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