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애완견과 식용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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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금년의 三伏더위가 예년보다 훨씬 심해 그런지 보신탕 애호가들의 극성도 더한것 같다.복날마다 보신탕집은 식도락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86아시안 게임때와 88올림픽때는 외국인들의 비판때문에 한때보신탕집이 문을 닫은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통제가 없어 영양탕.사철탕등의 간판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몸에 좋다는 이유 때문인지 집집마다 대만원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사람을 개를 잡아먹는 야만인이라고 몰아치고 또그 잡는 방법이 아주 잔혹하다고 비판하면서 심지어는 한국상품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세계동물보호협회 소속 인사들이 한국에서 잔인하게 개를 잡는 광경부터 맛있게 먹는 장 면까지 사진을찍어 사진첩을 만들어서 한국을 찾아온 적도 있다.
필자는 이들을 만나 다음과 같이 설득한 적이 있다.
『한국사람은 예로부터 채식을 위주로 했으나 여름에는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해 집안에 개를 길러 이를 잡아먹어 왔다.서양사람들은 말을 잡아먹지만 한국사람들은 말고기를 먹지 않는다.개라고해서 모든 개를 다 잡아먹는것이 아니고 개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애완용개(pet dog)이고 다른 하나는 식용개(beef dog)다.
서양사람들은 애완용개를 여름휴가철에 마구버려 거리를 배회하고굶어 죽는 개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절대로 애완용 개를 버리지 않고 죽으면 조상을 땅에 묻듯이 잘 묻어준다.한편 식용개는 식용개구리처럼 특이한 별도의 종자가 있는데 농촌에 서 집집마다 키우거나 별도의 농장에서 길러 잡아먹는다.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할뿐 아니라 쇠고기.돼지고기 소비에 대한 대체소비로 국제수지개선에도 다소 「도움」이 되고 영양가 섭취로 건강증진에도 기여한다』고 농담 아닌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명쾌한 답변이 못되는 것같아 씁쓰레했다.
금년 말복은 유난히 더워 그런지 유명하다는 보신탕집에 발들여놓을 틈이 없이 꽉 들어차 땀들을 뻘뻘 흘리면서 맛있게 탕을 먹고 있었다.
〈상공자원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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