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구조조정 1800명 줄이고 본사 건물 매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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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본사 인력 1800명 감원을 핵심으로 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마크 톰슨 BBC 사장은 18일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했다. BBC방송의 감독기관인 BBC트러스트가 톰슨 사장이 제출한 개혁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지 하루 만이다. BBC는 2005년 3월에도 3780명을 해고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현지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톰슨 사장의 개혁안은 '더 적은 숫자로, 더 크게, 더 낫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6년에 걸쳐 2500명의 자리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특히 TV와 라디오, 온라인 뉴스 부문 인원을 한 보도국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뉴스 제작 부문에서 500명을 줄인다는 것이다. '플래닛 어스' 등 BBC의 간판 격인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온 부문에서도 600명을 감원한다. 그러나 뉴미디어 부문 등에 700명의 인원을 재배치, 순 감원 규모는 1800명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신문들은 전했다. 전체 직원 중에서 8%가량을 감축하는 셈이다.

웨스트 런던에 있는 본사 건물도 매각하기로 했다. 또 전체 프로그램 숫자를 10%가량 줄이는 대신 BBC2, BBC3, BBC4 등의 채널 재방송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인터넷 사이트인 BBC닷컴에 광고를 도입하고, TV 방송용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활용키로 했다. AFP통신은 18일 "이번 개혁은 BBC가 예산 절감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BBC 노조 측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게리 모리세이 노조 부사무총장은 "파업 여부를 조만간 조합원 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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