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이쑤시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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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오늘날 우리 생활에서 이쑤시개처럼 흔하고 음식문화와 직결된 것도 드물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음식점에 가면 특별히 요청해야 주거나 계산대에나 비치해 놓았었다.그렇지 않고 식탁에서 흔히 볼수 있는 것들은 별로 잘 다듬어지지 않은 질이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것이 요즈음은 어느 음식점엘 가거나 질이 좋은 나무를 날카롭게 깎은 잘 다듬어진 고급품들이 풍부히 놓여 있는 것을 보게된다.
한때는 대나무 젓가락이 그랬듯이 요즈음은 이 흔한 이쑤시개들이 중국에서 값싸게 수입돼서일까.
그런데 며칠전 보도된 바로는 앞으로 음식점이나 병원.학교의 구내식당등 집단급식소에서는 이쑤시개의 비치와 사용이 금지된다는것이다. 환경처가 최근 입법예고한 「자원의 절약및 재활용촉진에관한 법률시행령 개정안」에 이와같은 내용이 담겨져있어 오는 9월부터 시행된다는 것이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음식물의 사료를 권장하고 있으나 음식점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에 이쑤시개가 섞여 가축이 먹다가 목이나 장에 상처를 입고 폐사하는 등의 경우가 많아 규제키로 했다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입법취지다.사실상 그동안 은근히 걱정하던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만 것이다.
「냉수마시고 이쑤신다」는 말과 같이 우리처럼 식사후 이쑤시개를 자주 사용하는 국가도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고 있고,그것 하나하나를 보면하찮은 것이어서 아무런 생각없이 버려지는 이쑤시개가 심각한 사회경제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입법취지에 따라 해당 업소들이 새로운 법을 잘 준수해야하겠지만,우리 소비자들도 문제의식을 갖고 이쑤시개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현명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延世大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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