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화씨 수뢰사건-정치권의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安秉華前상공장관의 한전사장 재직시 수뢰사건이 정치권에도 비화되고 있다.물론 대상은 현재의 문민정부가 아니라 6共핵심인물에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與野는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으나 입장은 각각이다.
여당은 일단 舊정권 때의 일인만큼 안도하지만 사건이 확대되면盧泰愚前대통령 주변이 시끄러워져 정국운영에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재계의 충격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도 우려하고 있다 야당은 철저한 수사와 함께 혹시 5,6共세력과 현정부의 불화에서 빚어진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도 내비치고 있다.
○…여권은 安秉華씨 사건에 대해 두갈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우선은 불똥이 정치권에 튀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다.어차피 安씨가 정치권에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또하나는 安씨 사건이 활황국면에 있는 경제를 위축시키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다.安씨 사건에 국내 유수의 재벌이 관련돼있기 때문이다.검찰은 이미 재계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우선 정치권 로비문제와 관련,민자당내에는 벌써 몇몇 인사들의이름이 오르내린다.먼저 安씨가 포철사장을 역임했었다는 점에서 朴泰俊 前포철회장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당시 주무부처 장관이었던 李鳳瑞 前상공장관의 이름이 나온다.李씨는 현재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나가있다.그러나 李씨가 로비의 주대상이었다는 얘기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반응들이다.한전사장의 거취는 그보다 훨씬 윗선에서 결정되 는게 상식이다. 때문에 당시 경제수석인 金鍾仁의원도 거명된다.金의원은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다.그러나 金의원 역시 安씨를 챙겼다는 흔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다보니 당시의 실력자인 李源祚씨등의 얘기가 돌아다닌다.
6共의 경제계 인맥은 크게 두사람의 인맥으로 통칭됐다.安씨도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대체로 금융계는 李씨 인맥이,업계는 현재 민자당의 K의원의 인맥이 많았다.현재 李씨는 캐나다와 일본을 왔다갔다 하고있다.
설사 누군가 安씨의 로비를 받았다해도 한전사장의 인사권자는 역시 盧泰愚前대통령이다.이와관련 盧前대통령의 측근은『검찰에서 조사하고 있는 사안이다』며『조사결과를 지켜보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는 별개로 민자당의원들은 安씨조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우려했다.활황국면의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지 모른다는 것이다.安씨 사건이 여권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民主黨 상공위원들은 民主黨이 지난해 국회 상공위에서原電건설비리와 관련해 安씨에 대한 증인채택을 요구했으나 與黨의반대와 安씨의 도피성 출국으로 무산됐던 점을 들어 검찰의 수사를『새삼스럽다』고 평하고 있다.당시 상공위 간사로서 安씨의 증인채택을 강력 요구했던 朴光泰의원(光州北甲)은『安前사장은 朴哲彦씨 사람으로 소문났었다』며 최근의 정치적 상황과 유관한 것으로 해석했다.나아가 최근 5,6共 세력이 꿈틀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對症요법적 차원의 수사로 보는 시각도 있다(趙世衡의원.서울城東乙).
民主黨은 일단 原電건설과 관련한 5,6共 정부의 구조적 惡習을 성토하고 있다.
姜昌成의원(전국구)은『原電 사업은 율곡사업,영종도 신공항,경부고속철도,제2이동통신등과 함께 5,6共 정부의 5대 의혹사건』이라고 규정하고『전직 대통령들이 여기서 떨어지는 돈을 사금고에 넣었을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民主黨은 그러나 이번 조사와 현 與圈 핵심부의 정국 운용전략이 서로 맞물려 있을 경우 나팔만 불어주게 되는 결과를 예상,8일에는『사태가 명확지 않다』며「재벌의 기업 윤리」를 탓하는 논평을 발표하는데 그쳤다.
〈李年弘.金鉉宗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