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주자들의 단일화 셈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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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에겐 '범여권 후보 단일화'란 최종 관문이 남아 있다. 이들이 지지율 50%를 넘나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맞서려면 단일화는 필수 코스다. 정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정동영과 이명박의 일대일 대결 구도만 만들어지면 정동영이 반드시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후보도 최근 "범여권은 지지기반이 겹치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는 필연"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 측은 "단일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경선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 등 불법선거 논란에 휩싸인 당의 화합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 측 박영선 비서실장은 "단일화는 정 후보가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평가를 받은 후에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를 위한 물밑 협상은 빠르게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 내부에선 "지역 기반이 없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보다 이인제 후보와의 단일화가 선거 전략상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 주자였던 조순형 후보를 격침시키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특히 충남 논산 출신인 이 후보는 충청 지역에서만 83%의 몰표를 얻었다. 정.이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신당+민주당' '호남+충청'의 연대가 이뤄져 절대 열세인 대선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이인제 후보 측 이기훈 대변인은 "이 후보는 충청뿐 아니라 영남 지지층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여권 지지층은 호남에서 그치지 않고 표밭을 더 넓힐 사람을 찾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사장은 단일화 협상을 늦추자는 쪽이다. "우리 힘으로 지지율 20%까진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 전 사장은 신당 측을 향해 "국민을 실망시킨 사람들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단일화는) 11월 초에 가서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전 사장은 11월 4일께 가칭 '창조한국당'을 창당한다. 그는 당분간 단일화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룬 채 독자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사장 측 고원 공보팀장은 "(단일화 논의 이전에) 경선 과정에서 실망감을 준 신당이 뼈아픈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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