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신부,햄수신기 형식검정 폐지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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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金日成 사망 소식을 세계에 제일 먼저 타전한 것은 로이터.AP등 세계적인 통신사가 아니라 놀랍게도 日本의 한 단파방송 수신동호회였다.美國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던북한 단파방송의 동향을 먼저 알아낸 이들은 예상 치 못한 大특종(?)을 한 셈이다.국내 무선인구의 저변이 취약한 것은 남북이 분단된 특수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제약 때문이기도 하다.
무선통신에 대한 각종 규제위주의 정책은 날로 발전하는 세계 무선통신기술 습득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이에따라 최근 정부는 전파산업의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무선분야의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움직임이다.
체신부는 지난해 아마추어 무선국의 이동운용을 허용한데 이어 올 하반기중 아마추어무선(HAM)수신기에 대한 형식검정을 폐지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HAM은 단파와 초단파를 이용,전세계 동호인들끼리 무선으로 통신하는 아마추어 무선 동호회로 이들이 쓰는 HAM수신기는 현재 체신부 산하 전파무선국 관리사업단의 형식검정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
HAM수신기의 형식검정이 폐지되면 지금까지 일본등지에서 개인적으로 구입,형식승인을 받지 않고 사용해온 수신기들이 양성화되어 이들 기기로 아마추어 무선국을 활발히 운영할 수 있게 된다.이에 따라 외국의 단파방송을 청취하는 인구가 크 게 늘 것으로 보이며 북한방송 역시 많은 사람들이 청취하게될 전망이다.국산수신기는 주파수대가 고정돼 북한방송의 청취가 불가능하나 외국산의 경우 수신주파수대가 넓어 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이들 장비로 북한방송을 청취하는데는 현행법상 의 문제가 있어 청취허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점차 커질 전망이다.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의 曺文鎬(36)부장은『형식검정이 폐지되면외국제품,특히 일본제품의 수입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시장 규모가 커지면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햄장비의 형식승인 철폐와 함께 예상되는 또 하나의 조치는 단파방송라디오의 시판 허용.지난해초 체신부는 관련산업 육성을 위해 단파라디오의 시판을 허용하자는 건의를 했으나 안기부등 관계당국의 반대로 아직까지 허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 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단파라디오의 국내시판을 못하고 수출만 하고있다. 단파라디오의 국내 시판이 허용된다면 낙후된 무선통신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정보욕구를 채워주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활동중인 단파방송수신 동호회는 88년 결성된「국제방송청취클럽」이 대표적이고 HAM동호인중 상당수가 단파방송을수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세계각국의 단파방송을 통해 외국어를 습득하기도 하고 뉴스방송을 통해 지구촌 소식을 남보다 빠르게 입수한다.
단파는 주로 4~25㎒의 단파 주파수대를 이용,수천㎞거리까지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장거리및 국제방송에 주로 사용된다.
현재 국내에서 청취할 수 있는 국제방송은 美VOA,英BBC,日NHK,中國RB,臺灣VOFC등 5백~1천여개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한국방송공사가 해외교민및 교포방송을 단파방송으로 세계 각지에 보내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 출력과 채널수 면에서뒤처져 있는 실정이다.
〈李炯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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